['쏟아내기' 경제대책]박 대통령 인용한 '혁신적 쥐덫'..알고 보니 '망한 제품'

이용욱 기자 2016. 7. 7. 23: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모두 발언에서 잘못된 사례를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박 대통령은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추월하는 길이 있다”며 ‘더 좋은 쥐덫론’을 언급했는데, 박 대통령이 성공사례라며 언급한 쥐덫은 ‘망한 제품’이었다. 잘못된 인용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시인이자 철학자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설교를 하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당신이 외딴 숲속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산다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당신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다’라는 글귀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미국 울워스라는 쥐덫 회사가 있는데 여기서 만든 쥐덫은 한번 여기에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잡을 수가 있었고, 또 거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을 시켰다”며 “이런 정신은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발상 전환과 혁신 덕분에 성공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울워스의 플라스틱 쥐덫은 실패했다. 처음엔 잘 팔렸지만, 곧 매출액이 떨어지고 폐기됐다. 당시 소비자들은 울워스 제품이 재사용하기엔 징그럽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며 구식 나무 쥐덫을 다시 찾았다. 경영학계에서 ‘제품·기술 중심적 사고의 오류’ 사례로 회자되는 울워스 쥐덫을 박 대통령은 반대로 언급한 것이다.

청와대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최종 성공과 실패 여부까지 다 따져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의도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