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지하철2호선 구의역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추모의 글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DB
구의역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불안정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하철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 등 노동분야 시민단체들은 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구의역 사고로 본 작업중지권과 안전할 권리'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에 명시돼있는 작업중지권은 위험한 근로조건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구의역 사고 당시 승강장 바깥쪽의 센서를 고치는 업무를 혼자 하는 것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2명이 일할 수 있을 때 하겠다고 말하고 대기할 수 있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작업중지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조항 상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작업을 중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법에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기 위한 조건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현행법상 작업중지권은 사업주가 언제든 그 행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들을 이면에 깔아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의역 사고로 사망한 김군과 같이 비정규직으로서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사용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 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작업중지권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그 구조적 취약성의 핵심은 '고용불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다"며 "정규직 노동자들은 불합리한 것들에 대해 개선요구를 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불만 표출이 즉시 해고, 기간 만료 통보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구의역 사고 이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안은정 인권단체연석회의 노동권팀 활동가는 "법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된 후에 입법돼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진 시민대책위 공동상임대표는 "현재 시민대책위가 마련하고 있는 사고대책에 작업중지권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앞으로도 토론회 등의 활동을 통해 사고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