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에 산적한 부실채권..브렉시트發 위기 뇌관 되나

2016. 7. 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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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유로존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인 이탈리아 은행에 산적한 부실채권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발 위기의 뇌관이 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유럽에 미칠 피해가 더 즉각적이고 심각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 은행 부문에 가장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지목했다.

현재 이탈리아 은행의 대출 중 17%는 부실대출로,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 5%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대출 액수는 모두 3천600억 유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4배 폭증했다.

유로존에 상장된 은행의 악성 대출 중 거의 절반은 이탈리아 은행이 차지할 지경이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부실대출을 액면가의 44% 수준까지 상각했지만, 투자자들은 실질가치가 20~25% 수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은행 특히 이탈리아 은행의 부담은 더욱 악화됐다.

브렉시트로 인한 성장둔화로 부실대출이 더욱 늘어나, 은행의 수익과 자기자본이 더욱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은행주의 폭락으로 고객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유럽은행들의 주가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17% 떨어져 올해 들어 낙폭은 30%로 확대됐다.

특히 이탈리아 은행들의 타격이 컸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2018년까지 무수익여신(NPL·부실채권)을 145억유로(약 18조5천억원) 줄이라고 통보받은 이탈리아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의 주가는 브렉시트 이후 3분의 1가량 추락했다. BMPS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자 이탈리아 3위 은행이다.

이 모든 것은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뢰도를 위협한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제은행 규제에 따라 글로벌 중요은행으로 분류된 이탈리아 은행은 우니 크레디트 한 곳밖에 없지만, 브렉시트로 은행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이탈리아의 안정성은 물론 EU의 안정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렌조 코도노 전 이탈리아 재무부 심의관은 "브렉시트는 이탈리아에 완전한 은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만약 브렉시트로 인한 우려가 즉각 다뤄지지 않는다면 유로존의 대폭락 위험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피에르파올라 바레타 이탈리아 경제부 차관은 "전염병이 돌고 있는데, 이탈리아는 가장 아픈 환자"라면서 "전염병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이는 모두의 문제가 될 것이며, 브렉시트로 인한 쇼크로 모든 게 긴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외에도 2011년 해외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의 은행부문은 여전히 부실채권과 맞서 싸우고 있고, 스페인의 방코 포풀라르 에스파뇰은 부동산대출 부실로 인한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5억 유로의 유상증자를 했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유럽 은행권 전반에 부실이 산적한 상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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