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T-헬로비전 인수·합병 이례적 불허, 후폭풍 예상
[경향신문]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했다.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양사의 합병이 일부 제한 조건을 두는 것만으로는 예상되는 경쟁 제한성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5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발송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보고서에서 경쟁제한을 이유로 주식 취득 및 합병금지 명령을 내렸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M&A 방안을 불허한 것이다. 공정위가 기업 M&A를 불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당사는 4일 공정위로부터 CJ헬로비전 주식취득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행위를 해서도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정위는 합병법인이 출범할 경우,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어 그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알려왔다”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공정위는 통상 경쟁 제한성(독과점) 검토 과정에서 ‘승인’이나 ‘조건부승인’이라는 결정은 내리지 않는다. 다만 시정조치만으로 경쟁 제한성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이례적으로 주식취득 금지 등 불허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방송이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1위가 돼 시장 지배적 지위가 형성, 강화된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은 이르면 20일께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 전까지 소명자료를 준비해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 M&A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적인 결정은 상임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회의에서 내려진다.
SK텔레콤은 당혹을 감추지 못한 채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양사 인수·합병 불허 방침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여러가지 후속대책을 고민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 측은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 결과”라며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거대 독점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양사 가입자를 합해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며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CJ헬로비전은 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과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고 항변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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