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야 대정부질문]"밑 빠진 독..비판 가능성" 우려 해놓고 7일 후 '정상화' 발표
[경향신문] ㆍ‘서별관회의’ 문건 공개
ㆍ작년 10월 안종범·최경환·임종룡 지원방안 밀실 논의
ㆍ홍익표, 대우조선 지원 배경 추궁…금융위 “실사했다”
4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밀실에서 논의한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둘러싸고 야당과 정부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정부가 대우조선의 5조원대 분식회계 정황을 알면서도 4조원대 지원을 결정한 서별관회의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분식회계 의혹이 있어 실사와 재실사를 거친 뒤 정상화 계획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대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증세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분식회계 대우조선 지원 타당했나’ 공방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별관회의 참석자인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대우조선 5조원 분식 의혹을 보고받고도 4조원대 자금 지원을 지시한 배경을 따졌다.
이날 홍 의원이 공개한 서별관회의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 문건을 보면 금융당국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5조원 이상의 부실이 현재화돼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감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문건은 “금융감독원이 그간 자발적 소명 기회를 부여했으나 회사는 소명자료 제출에 소극적”이라고 돼 있다. 문건에는 또 “조선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 지원도 부실화할 우려가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대목도 있다. 홍 의원은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은 (문건을 보고받아) 분식회계 의혹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분식회계의 규모와 실체를 파악하고 (자금을 투입해) 살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알고도 회계감리 결정을 늦췄다는 것은 시점상 맞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대우조선의 실제 상태를 알기 위해서 회계법인을 투입해 실사와 재실사를 거쳤고 그 결과를 가지고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을 만든 것”이라면서 “분식 의혹이 있는 그 (회계) 수치를 기초로 해서 (방안을) 만든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별관회의의 일방적 결정’ 의혹과 관련해 홍 의원은 “문건을 보면 ‘국책금융기관 주도의 정상화’라는 방침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의견을 모으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며 자금 지원 결정은 은행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그 논리대로라면 당시의 최경환 총리, 안종범 경제수석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는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대우조선에 10조원까지 들어가게 됐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게 정상적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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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추경에 누리과정 예산 못 넣어”
이날 야당의원들은 감세조치로 국가 재정이 악화된 데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보다 기업의 사내유보금만 늘렸다며 법인세 인상을 요구했다. 더민주 이언주 의원은 “기업들에 법인세를 더 걷어서 소득이 없는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법인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법인세의 최고세율은 22%로, 소득세율 38%에 비해 너무 낮아 대주주가 법인의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기업에 유보해 둠으로써 소득세 최고세율보다 훨씬 낮은 법인세율 수준의 세금만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총리는 “세금을 올리는 것보다는 비과세 감면의 정상화를 통해 세수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과 소득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더민주 김진표 의원은 “지난 8년간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데 경제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고 수출 대기업 지원정책만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기업) 투자가 늘지 않은 건 저희도 답답한데, 역시 세계경제 자체가 어렵다”고 답했다.
경제난 속 정부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이종구 의원은 황 총리에게 “총리의 존재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대통령만 너무 추종하지 마시고 대통령에게도 쓴소리할 수 있는 총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의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문제와 관련해 “추경 요건이 주로 구조조정과 관련된 것이라 누리과정을 넣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송윤경·정희완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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