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결정 앞두고 셈법 '복잡'

2016. 7. 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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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새정부, 中에 '온건'..베트남 "공정한 판정 기대", 캄보디아는 '중국 편'
지구본의 남중국해[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 새정부, 中에 '온건'…베트남 "공정한 판정 기대", 캄보디아는 '중국 편'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이 역내 주요 안보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국제 중재 판결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오는 12일 내놓을 판결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셈법도 복잡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신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취임 직후 열린 내각회의에서 필리핀에 우호적인 PCA 판결이 나오면 '도덕적 승리'라며 후속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13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PCA에 제소한 필리핀은 10개 아세아 국가 가운데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키노 전 정부와 달리 중국과의 원만할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그는 PCA 판결과 관련, 강력한 반중국 성명을 내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당선인이 중국과 양자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자원 공동 개발을 모색하는 등 갈등 봉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 중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국민의 반중국 정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외면하고 중국과 곧바로 '화해 모드'로 들어갈지 주목된다.

PCA 제소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는 베트남은 필리핀과 공동보조를 맞춰왔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자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을 의식해 필리핀처럼 강도 높은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레 하이 빈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PCA가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제소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인 남중국해 분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중국에 국제 중재 결과 존중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세안에서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지난달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아니다"며 "중재 판결을 지지하는 어떤 공동 성명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립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훈센 총리의 입장이지만 분쟁 당사국 간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친중 국가인 라오스는 올해 회원국들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아세안 의장국이라는 지위를 고려해 공개적인 목소리를 자제하고 있다.

응 엔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남중국해가 중요한 국제 교역 항로인 만큼 분쟁 해결을 위한 아세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반발에도 '항행의 작전'을 벌이는 등 영유권 분쟁에 깊게 발을 담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PCA 판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향후 남중국해 사태 전개의 변수로 꼽힌다.

특히 중국이 자국에 불리한 PCA 판결이 나왔을 때 남중국해 일대 방공식별구역 설정,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탈퇴 등 초강경 수단을 동원하면 남중국해 해법이 꼬이며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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