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한인들도 테러 걱정..'총격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보코하람·알 샤바브·AQIM, 국제뉴스에 특별히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각각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소말리아·말리를 기반으로 하는 무장 테러단체다. 이 테러집단들은 주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 갈등을 자양분 삼아 세력을 키워왔다. 여기에 중동의 IS(Islamic State)까지 최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치안이 더 악화하고 있다.
케냐에서 연간 100명 IS 가담... "잠재적 위협"

지난 5월, 케냐 경찰은 의대생인 모하메드 아브디 알리(Mohamed Abdi Ali) 등 일당을 체포했다. 케냐 내에서 IS 조직원을 모집하고, 생화학 테러를 계획한 혐의다. 함께 범죄를 모의한 다른 의대생 2명은 도주했다.
케냐 정보당국은 알리 사례처럼 IS에 가담하는 청년의 수를 매년 100명 남짓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순히 IS를 추종하는 세력이 아닌, 실제 시리아나 리비아로 넘어가 IS로부터 훈련을 받는 정식 테러 조직원의 숫자다.
안보 전문가들은 훈련을 받은 조직원들이 케냐로 다시 대거 입국할 경우, 국내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소말리아와의 접경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알 샤바브와의 국지전과 다르게, IS가 나이로비와 몸바사 등 대도시만을 목표로 테러를 기획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IS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최근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터키 이스탄불을 차례로 공격했다. 나이로비 역시 UN 사무국 등 각종 국제기구와 다국적 기업이 자리 잡은 아프리카의 국제도시다.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 라마단(Ramadan : 이 기간 무슬림들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음식·물·성관계 등이 금지됨)이 이달 5일까지여서, 치안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돌발 행동에 각별히 대비하고 있다.
케냐 한인사회도 '불안'... "총격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총격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그재그로 뛰어라."
"도망치기 어렵다면 은폐·엄폐하라."
"죽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격하라."
지난 6월 6일 라마단이 시작되면서 케냐의 한 SNS 한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총격 시 주의사항'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사는 독자의 경우 쉽게 공감이 가기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케냐에서 이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은 '생존'이 달린 문제다. 특히 나이로비 등 대도시에 거주하거나, 사업이나 선교 등 목적으로 단기간 체류하는 한인일수록 불안을 체감하는 정도가 더하다.
한인들 사이에서는 "밤 8시 이후에는 밖에 나가면 안 된다", "사람 많은 곳은 당분간 피해야 한다" 는 여론이 높아졌다. 케냐 경찰까지 나이로비 국립대·대형 쇼핑몰 등 주요 장소의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경고해, 한인뿐 아니라 케냐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다소 경직된 모양새다.
청년들은 왜 극단적으로 변하는가?
동아프리카 안보 전문가들은 종교적 갈등 외에도, 최근 더 악화하고 있는 경제 양극화를 테러 위협의 원인으로 꼽는다. 희망이 없는 사회가 청년들의 불만을 부추기고, "갈아엎자", "될 대로 돼라" 식의 극단적인 태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조사 결과를 참고하면, 케냐의 공식 실업률은 10년 넘게 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평균 실업률 8%를 이미 웃돌지만, 문제는 케냐의 청년 실업률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만 34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약 16%다. 취업을 포기해 실업률에서 제외된 청년들 숫자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저평가된 수치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7.5%, 사하라 이남 국가들의 평균 물가상승률 3.1%의 2배가 넘는다. 이슬람교도는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하지만, 양극화의 골이 특히 깊은 케냐에서 IS의 위협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김덕훈기자 (stand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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