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첫 사망사고 충격..센서만으론 한계 드러낸 무인차

황인혁,이진명 2016. 7. 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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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하늘과 흰색 트레일러 분간 못해 '쾅'"무인차 상용화 연기" 신중론자 목소리 커져차량사고때 법적책임 문제도 다시 불거질듯

◆ 자율주행차 첫 사망 사고 / 테슬라 모델S…美당국 조사 중 ◆

미국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모델S가 대형 트럭과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다. 테슬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지난 5월 7일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 내용을 통보했고 NHTSA는 곧바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을 주도해온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사망 사고라는 충격적인 돌발 악재를 만나면서 구글·벤츠·도요타·GM 등 무인차 상용화를 추진하는 관련 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교통당국과 주정부도 무인차 안전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운전자 사망 사고는 자율주행 모드로 고속도로를 운행 중이던 모델S가 좌회전하는 흰색 트레일러를 인식하지 못해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차량의 자동주행센서가 밝게 빛나는 하늘과 트럭의 흰색 면을 미처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테슬라 측은 파악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번 사고가 '비극적 손실'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자율주행 기술의 근간을 흔들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모드로 1억3000만마일(2억㎞)에 달하는 누적 거리를 운행하던 중 발생한 첫 번째 사망 사고일 정도로 사고 확률이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58% 큰 폭 하락했다.

이번 사고로 무인 자율주행차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소유의 렉서스 무인자동차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시범운행하던 중 버스와 접촉 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인차 안전에 대한 우려감이 불거진 바 있다.

그동안 무인 자율주행차 개발에 올인해온 자동차 업체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궁극적으로 수많은 교통사고를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통사고의 94%가 운전자 과실로 일어나는 만큼 자율주행차는 이런 실수를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교통 콘퍼런스에서 "전기차 자동주행 모드가 교통사고 확률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끔찍한 사망 사고를 일으키면서 적지 않은 역풍에 휘말리게 됐다.

이달로 예정됐던 NHTSA의 자율주행차 운행 관련 가이드라인 공개에도 악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NHTSA는 공청회를 거쳐 7월 중 자율주행차 운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무인자동차 신중론자들은 무인차 상용화를 미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재 소비자권익단체 간부인 존 심슨은 디트로이트뉴스에 "충분한 안전과 보호장치 없이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번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사고는 아직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 자율주행차 운행 허용 관련 최대 쟁점은 자율주행차의 운전자 탑승 의무화 여부다. 캘리포니아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운행 규정 초안은 자율주행차에 운전대와 페달 설치를 의무화하고 면허가 있는 운전자가 탑승해 언제든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구글은 이에 대해 "자율주행차에 운전자 탑승을 의무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가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물건 배달 등에도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운전자 탑승을 의무화한다면 자율주행차의 이점이 반감된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전자로 간주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사고 시 법적 책임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제공자, 차량 소유주, 차량 운행 요청자, 자동차 생산업체에 어떤 비중으로 물을 것인지도 난제로 남아 있다.

미시 커밍스 듀크대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한 번의 사고 때문에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나 관련 규정 보완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다"고 디트로이트뉴스에 밝혔다. 비행기 사고가 날 때마다 규제를 강화했으면 우리는 아직도 열차를 타고 다니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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