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중기청인가]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중기청 믿었다가 뒤통수 맞았다"

최선윤 2016. 7.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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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한 평생 모은 재산이 다 날라갔습니다. 정부만 믿고 있다가 뒤통수 맞았어요. 이번 사태를 야기한 정부가 피해도 책임져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익명을 요구한 A 입주기업 대표는 지난달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기업에게 닥친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기청으로부터 심심한 위로는 받았을지언정 실질적 도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일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중기청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인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로부터 기업들이 받은 실질적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기청이 포함된 정부합동대책반은 지난달 입주기업들을 위한 구체적인 보상책을 내놓기도 했다.

보상안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남북경협기금과 예비비 등을 이용해 피해규모의 67%에 해당하는 5190억원을 조사 결과에 따라 우선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남북 경협보험 가입업체에게 투자자산 피해금액의 90%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고, 미가입 업체의 경우 45% 수준까지 지원한다.

또 개성공단에 두고 온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에 대한 피해를 지원하는 한편 개성공단 주재원들의 생계도 돕는다. 입주기업 기업 한 곳당 최대 144억원을 지원하고 주재원에게는 6개월치 임금을 위로금 형태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은 이같은 대책이 정부 임의의 기준에 따라 정해졌기 때문에 기업별·근로자별로 지원 가능 여부와 규모가 달라진다고 비판하며 지원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이 사실상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것일 뿐 '실질적 보상'으로 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공동위원장은 "경협 보험금에 의한 지원은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는 날 빌렸던 금액을 갚아야 한다"며 "유동자산에 대한 지원대책도 마찬가지다. 실물을 되찾게 되면 반환해야 하는 조항이 적용된다. 정부는 무상지원에 가깝다고 하지만 나중에 다 갚아야 하는 무이자 대출"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B 입주기업 대표도 "중기청이 입주기업 한 곳 한 곳을 발로 뛰며 아픔을 위로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냐"며 "많은 협력업체를 두고 있던 입주기업은 날마다 돈을 상환하라는 성화에 소란이다. 격려나 립서비스 보다도 중기청의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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