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CEO "한국 영화·드라마에 투자..봉준호 감독 작품 준비 중"
“한국 시청자들을 위해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Netflix)의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0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드는 중이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인터넷TV’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넷플릭스가 2007년 시작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영화·드라마·TV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매달 8~12달러를 내면 수천편의 영화와 드라마, TV 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시청하는 게 가능하다.
이런 간편함 덕분에 넷플릭스는 지난 10년간 고속성장했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출은 2006년 약 1조3800억원에서 지난해 7조8400억원으로 6배 성장했다.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는 8100만명에 육박한다.
헤이스팅스 CEO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넷플릭스는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와 고품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일반화된 데다가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높아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올해 1월에 진출한 한국 시장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해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도 부족한 데다가 이미 IPTV 시장이 활성화된 탓에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큼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이스팅스 CEO는 “처음 진출하는 시장이라 아직 한국인들의 콘텐츠 소비 성향을 분석하는 등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최근 한국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와 협력을 맺었고 삼성, LG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대형 제작사의 TV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이렇게 만든 정치 스릴러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제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제작에만 50억달러(약 5조767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콘텐츠와 제작자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영화 ‘옥자’를 제작하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는 “설국열차를 보고 봉준호 감독에게 매료돼 함께 제작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더 많은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 수출에도 나선다. 헤이스팅스 CEO는 “세계 어디서 제작해도 전세계 8000만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작품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게 넷플릭스만의 장점”이라며 “올 여름부터 남미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태양의 후예’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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