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단성폭행 추적 형사 "가해자 22명 직접 만나보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6. 6. 30. 09:49 수정 2016. 6. 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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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 피해자에 전화해 협박
-큰 잘못인 줄 몰랐다 진술
-피해자, 후유증에 집 앞도 못 나가
-상처 호전되길 기다려 수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장수(도봉경찰서 경위)

요사이에 성폭행 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참 소개하는 제 마음도 불편할 정도인데요. 며칠 전 알려진 22명의 남학생들이 두 명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은 특히나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 사건은 최근 벌어진 사건이 아닙니다. 무려 5년 전인 2011년에 벌어진 사건인데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세상에 알려진 겁니다. 알고 보니 이 사건을 수상히 여겨서 추적해 온 1명의 수사관이 있었습니다. 22명 집단 성폭행 사건을 세상에 알린 서울도봉경찰서 김장수 경위를 연결해 보죠. 김 경위님, 나와 계십니까?

◆ 김장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게 2011년이라고요?

◆ 김장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당시 피해자 2명 모두 여중생이고 가해자들은 남자 고등학생들이었던 건가요?

◆ 김장수> 네.

◇ 김현정> 어떻게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는 사이였습니까?

◆ 김장수> 피해자와 가해자는 원래 서로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피해자 친구들하고 호기심으로 맥주를 마셨는데 그걸 발견한 가해자들이 그것을 약점을 잡아가지고 학교에 알리겠다. 술을 마신 것을. 그리고 전화번호를 이제 알아낸 겁니다. 전화 안 받을 경우는 모든 걸 다 알려서 학교를 못 다니게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이제 겁을 준 겁니다.

◇ 김현정> 그리고는 불러낸 거예요, 산으로.

◆ 김장수> 6일 후에 가해자들이 전화를 해가지고 저번에 너네 술 마신 것 때문에 할 얘기가 있으니까 어디로 나와라. 만약에 안 나올 경우에는 학교를 못 다니게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이제 협박을 해서 어느 장소로 불러낸 겁니다.

◇ 김현정> 그 장소가 산이었던 겁니까?

◆ 김장수> 산으로 올라갔던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산으로 올라갔더니 거기에 11명이 기다리고 있었다고요?

◆ 김장수> 처음 만났을 때 인원하고 추가 도착 인원 해 가지고 총 11명이었습니다. 1차 범행 때는.

◇ 김현정> 거기서 그냥 이 피해자들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계속 강제로 술을 먹였어요?

◆ 김장수> 이거 술을 다 마셔야지 보내준다. 그리고 내려가려면 이제 또 게임을 해야 된다 그러면서 게임을 승부를 조작하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해서 술을 만취하게 먹게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그 여중생들은 거기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내려온 뒤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건가요?

◆ 김장수> 그 당시는 (피해자들) 나이가 어렸고 술을 먹었던 것을 가족이나 학교에 알려지는 게 두려웠던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자신이 성폭행 당한 것보다도 어리니까 술 먹은 거 알려지는 게 더 두려웠던 거예요?

◆ 김장수> 그것도 두렵고 성폭행 당한 것도 부모한테 알려지면 이제 또 수사가 진행되면 주변에 있는 사람도 알게되고 이런 점을 여러 가지로 이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거기서 일이 끝난 것이 아니고 가해자들에게 또 전화가 왔어요?

◆ 김장수> 한 일주일 후쯤에 성폭행한 11명들이 1차 성폭행을 했다 그러면서 소문을 내면서 추가로 이제, ‘할 사람들’ 하니까 너도 나도, 나도 이제 하겠다…

◇ 김현정> 잠깐만요, 경위님. 가해자가 주변 친구들한테 성폭행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했어요?

◆ 김장수> 친한 친구들끼리 얘기한 게 이제 퍼지다 보니까 최종 22명까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모았습니까, 사람을?

◆ 김장수> 며칠 전에 우리 산에 가서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러니까 옆에 듣던 친구는 그러면 다음에 또 한 번 불러내자, 나도 같이 가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이제 조금씩 확대됐던 겁니다.

(사진=송영훈 기자)
◇ 김현정> 세상에. 그렇게 해서 2차 성폭행 때는 몇 명이 모인 겁니까?

◆ 김장수> 2차 때도 똑같이 전화를 해서요. 2차 때는 조금 더 강도가 높게 이제 협박을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했습니까?

◆ 김장수> 1차 협박보다 더 이제 2차 때는 너희들 1차 때 그런 일 당한 것을 소문내고, 너희 있는 데 우리가 갈까 아니면 너희들이 올래 이런 식으로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나오라는 장소로 갔던 거예요.

◇ 김현정> 가보니 22명이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까?

◆ 김장수> 처음에는 22명은 아니고 조금 한 10명 정도 모여서 이제 다시 산으로 데리고 간 거예요. 가서 이 술만 먹으면 이제 보내주겠다, 하면서 도중에 이제 전화를 한 거예요.

◇ 김현정> 다른 친구들한테?

◆ 김장수> 예. 이제 '여기 있다'. 그렇게 해서 전화를 해서 모이고 추가로 모였던 게 이제 총 22명이 된 겁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런데 그 후로 이 피해 여중생들 2명은 침묵을 지켰어요. 그런데 사실 그 정도로 끔찍한 일을 당했으면 누군가 어른 1명한테는 하소연을 했을 법한데 정말 아무한테도 안 알린 겁니까?

◆ 김장수> 1차 가해자들이 그 피해자 주변에 사는 가해자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어린 나이이고 이걸 누구한테 알린다든가 신고를 한다든가 그러면 또 가해자들을 만나게 된다든가 또 보복 우려도 있고. 보복을 당하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 가지고 그러니까 혼자 마음고생이 상당히 심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묻힐 뻔한 사건을 김 경위님은 어떻게 인지를 하고 그 피해자들을 찾아나서신 거예요, 어떻게?

◆ 김장수> 2012년 8월경에 다른 사건 수사 중에, 그 다른 사건 피의자 중에 일부 관련해서 이제 이런 간단하게 제보가 들어온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22명 피의자 중에, 가해자들 중에 다른 사건에 연루돼서 이 가해자들 중에 몇 명을 조사하다 보니까, 수사하다 보니까 '경찰관님, 이 친구들 예전에 이러이러한 일도 벌였어요'라는 이런 제보를 입수하게 되신 거군요.

◆ 김장수> 네, 그렇습니다. 피해자를 처음 만났을 때도 이 사건 발생한 지 한 1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그때까지도 후유증이 있어 가지고 피해자가 안정이 되고 회복되는 게 우선이라서 한두 차례 면담을 하다가 이제 피해자가 회복이 되고.

◇ 김현정>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기억이 나세요? 이 아이들 이제 처음 만난 인상이 어땠습니까?

◆ 김장수> 처음 만났을 때는 아주 안 좋았습니다.

◇ 김현정> 사람, 대인을 기피하고 이 정도로?

◆ 김장수> 그렇죠. 밖에 나가는 걸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밖에 나가는 걸 아예 안 나가고 심지어 심부름을, 바로 앞에 심부름을 시켜도 안 나가고 집에서만 있고. 그래서 이제 피해자 치료나 회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너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무리하게 수사하면 상처를 낼 수도 있으니까요?

◆ 김장수> 예.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피해자나 부모하고는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피해자들 상태를 지켜본 거예요. 감추고 싶은 기억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수사를 목적을 위해서 이제 들춰내면 2차 피해가 될 수도 있고요.

지속적으로 이제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어느 때가 되면 피해자도 마음을 열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관계를 유지하다가 최근에 피해자 부모로부터 피해자가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이제 그런 연락을 받고 그래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됐군요. 피해자들이 결정적으로 마음을 열게 된 건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 김장수> 계속 몇 년이 지날수록 계속 접촉을 하고, 접촉하는 동안은 사건 얘기는 일체 안 했습니다. 안정될 때까지는 일체 얘기를 안 했고요. 피해자들 연령대에 맞춰서 이제 얘기를 하고요. 일단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하니까요.

◇ 김현정> 어느 순간 신뢰가 쌓인 거군요?

◆ 김장수> 네, 피해자도 이제 믿음이 갔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가해자, 그러니까 피의자 22명. 5년 만에 찾아가보니 어떤 상황. 어떻게 지내고 있던가요? 정작 가해자들은?

◆ 김장수> 그 중 12명은 현재 군에 입대돼 있고 10명은 이제 아직 입대 전이라든가 회사를 다닌다거나.

◇ 김현정> 회사원도 있고?

◆ 김장수> 또 무직인 가해자도 있고.

◇ 김현정> 그래요.

◆ 김장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인정은 하던가요? 다, 22명이?

◆ 김장수> 지금 현재 대부분 인정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경위님이 수사를 하시면서 도대체 너희들 왜 그랬니, 그때? 5년 전에. 이런 얘기도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 김장수> 네.

◇ 김현정> 뭐라고들 말해요?

◆ 김장수> 그때 당시는 이제 그게 잘못인지는 알았지만 그게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었는지는 몰랐다고.

◇ 김현정> 그렇게 큰 잘못인 줄 몰랐다?

◆ 김장수> 그리고 이제 그 피해자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끔찍하고 큰 사건조차 쉬쉬하면서 5년 간 묻혔다면 과연 지금 얼마나 더 많은 성 관련 사건들이 묻혀왔고 또 묻혀 있을까 이런 의문이 하나 들고요. 또 피해자가 마치 가해자인 양 오히려 공포에 떨면서 쉬쉬해야 되는 이런 사회 풍토, 반드시 시정이 돼야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또 이번 사건을 통해서 들게 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남은 부분 밝혀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장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22명 집단 성폭행사건을 세상에 알린 서울도봉경찰서 김장수 경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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