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때문에 4개월 만에 집필한 초등학교 교과서

배문규 기자 2016. 6. 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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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부의 무리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초등학교 교과서까지 졸속 집필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2017년 적용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수학, 국어 국정교과서 적용시기도 2017년에 맞추면서 4개월 만에 집필을 마쳐야했다”고 밝혔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는 중·고등학교는 2018년이지만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만 예외적으로 2017년에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11개월간 집필하고 불과 1~2개월 만에 검토를 끝내야 하는 일정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임기 내에 밀어붙이려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2007·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교과의 경우 집필진 구성에서 결재본 완성까지 최소 2년에서 길게는 4년2개월이 걸렸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에 따른 교과서 개발기간.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실

역사 국정교과서 적용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박경미 의원은 “역사교과서를 2017년에 맞추면서 초등학교 1~2학년 수학, 국어 등 국정교과서 적용시기도 2017년에 맞춰버렸다”면서 “결국 무리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초등학교 국어, 수학 교과서는 집필진 구성부터 현장 검토본 완성까지 불과 4개월 만에 집필을 마쳐야했다”고 지적했다.

이전에 수학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박경미 의원은 “초등 수학은 이전에도 스토리텔링을 표방하면서 아이들의 인지발달, 언어 발달에 맞지 않는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는데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개선할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초등 교과서는 검토기간이 10개월인 반면, 중등 역사 교과서는 2개월에 불과해 같은 국정교과서라도 집필기간과 검토기간이 들쭉날쭉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교육부 김대원 교과서정책과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지난해 11월 발표였고, 초등 교과서 집필 계획은 이전에 결정됐다”며 “국정교과서 적용시기에 초등교과서 일정을 맞춘 것이 아니다”라고 밝했다.

교과서 발행체제.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실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발행제도가 후퇴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제 7차 교육과정’에서 ‘국정’이던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는 ‘2007, 2009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뀌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선 다시 ‘국정’으로 돌아갔다. ‘중·고등학교 영어·수학’도 역사교과서와 수위를 맞추기 위해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되는 ‘인정’에서 ‘검정’으로 후퇴했다. 교과서보다 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교사용 지도서’도 중학교 역사는 2007년, 2009년 개정에서 ‘인정’이 됐다가 2015 개정에서 ‘국정’으로 퇴보했다. 중학교 국어, 영어, 수학도 ‘인정’에서 ‘검정’으로 퇴보했다.

박경미 의원은 “교육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역사 국정교과서’를 헌정하겠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지난 수년간 달려온 것”이라면서 “교육부 장관 1인이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현행 교과서 편찬 과정과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법률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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