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을 자리 안 한다" 잇단 잡음에 동대표 구인난
[뉴스투데이]
◀ 앵커 ▶
"동대표를 모십니다."
이렇게 아파트 동대표를 구하지 못해서 난처한 단지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관리비 문제로 입주자 대표들을 둘러싼 잡음이 늘 논란이었는데 요즘에 왜 이렇게 구인난이 벌어지는 걸까요.
조윤정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천 6백여 세대가 사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 회의.
거친 고성이 오갑니다.
"들어가세요. 들어가세요. (왜 들어가. 왜 들어가.) 쳐 봐. 쳐 봐."
전 동대표들이 규정에도 없는 수당을 2천여만 원씩이나 챙겨 간 게 적발된 후 동대표들 사이에 갈등이 커진 겁니다.
지금까지도 다툼과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 시설 관리는 거의 멈춰 있습니다.
[김원구/현재 입주자대표회장]
"(전 회장 측이) 새 관리업체 선정 절차도 중지시키고, 일부 동대표들이 왜 (현재) 관리업체 편에서 일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의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잡음에 정부는 8월부터 단호한 대책을 시행합니다.
입주자 대표의 잘못이 드러나면 징역형이 강화되고 회의록 보관 의무 등 과태료 부과 조항도 늘어납니다.
그러자, 이번엔 작은 아파트 단지들에서 난감한 구인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3백 세대인 이 아파트 담벼락에는 동대표를 구한다는 플래카드가 8개월째 붙어 있습니다.
변압기는 바꿀 시기가 지났고, 주차 차선도 희미해 접촉사고도 잦지만, 보수나 교체 공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권중건/전 입주자대표 회장]
"동대표 좀 나오십시오. 그러면 내가 왜 합니까. 그 욕먹을 자리를 내가 왜 합니까? 이런 식으로 (얘기합니다.)"
1년에 4시간인 의무 교육도 부담입니다.
생업을 두고 참석했지만, 300쪽에 달하는 복잡한 법령 설명을 따라가긴 버겁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수가 없는 봉사직이라 해도 주민대표다운 책임과 전문성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합니다.
돌아가며 맡거나 세입자까지 참여시키는 방안, 그리고 주민 전체 모임 활성화 등 입주자대표회의의 변신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조윤정기자 (cyjung@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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