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 세계경제 충격]소로스 "2008년 대혼란 재현"..옐런 입만 바라보는 세계
[경향신문] ㆍ제2의 ‘리먼 사태’ 되나…전문가 전망과 반응
“2008년 위기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는 다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얼마나 클 것이며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를 놓고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1992년 ‘파운드 전쟁’을 일으킨 미국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25일(현지시간)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과 길고 복잡한 ‘이혼 협상’을 하는 동안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세계경제가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로스는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분리 움직임을 들며 “영국 자체가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고 했고, 이런 우려 속에 각국 금융기관들이 유로존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리먼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브렉시트는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에 실물경제 위기로 빚어진 리먼 사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브렉시트 비상계획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금융시장 혼란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유로존 밖에 있어서 유로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미 겪어본 세계는 ‘학습효과’ 덕에 일단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이 대규모 자금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나 중앙은행장들과 국제기구들이 일제히 나서서 “긴밀한 협력”을 선언한 것들이 그런 예다. 25일 스위스 바젤에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차 모인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영국은행의 2500억파운드 공급 계획을 지지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발표한 선언문에서 이들은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대비 태세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계속 긴밀히 협조한다”고 약속했다. 실물경제의 두드러진 위협이 없더라도, 환율 방어에 실패하는 순간 투기세력이 결합하며 통화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발 혼란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안도할 수는 없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런던 엑소더스’와 영국 금융시장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24일 “런던의 금융중심지 ‘더시티’에서 미국계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최대 4만명이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도 26일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런던에서 수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사업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금융권에서만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24일 프랑스 라디오에 출연해 “영국이 EU를 떠난 대가”라며 “암스테르담이나 프랑크푸르트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관심은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에게 쏠리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2018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오히려 내릴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시장은 오는 29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하는 옐런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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