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칠 지휘자, 영화 '아가씨' 도운 이유?.."한국 클래식 먹거리 찾을 기회"

2016. 6.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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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이명구 기자] "클래식 지휘자가 영화음악을 하면 타락한 건가요?"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종식객원 지휘자 이영칠. 그는 유럽을 무대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클래식 한류의 앞줄에 서 있다.

이영칠 지휘자는 박찬욱 감독 영화 '아가씨'의 영화음악을 도왔다. 조영욱 음악감독과의 인연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이 높은 수준의 연주에 신경을 많이 쓰더라고요. 세계 3대 오페라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도이치 오퍼와 작업을 연결했죠. 악장과 제가 좀 친했거든요. 이게 정말 대단한 일인데 클래식에는 관심들이 없으니까 관객들은 잘 모르죠."

한국 클래식 문화에 대해 이영칠 지휘자는 평소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대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클래식도 대중화되고 안정적으로 먹고 살 수 있어야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클래식 하면서 영화음악을 하면 안된다? 말도 안되는 소리죠. 그렇게 따지면 엔리오 모리꼬네나 존 윌리암스 같은 사람은 음악가가 아니죠. 엔리오 모리꼬네는 원래 트럼펫 주자였고, 존 윌리암스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출신이예요."

영화음악에 뛰어든 이영칠 지휘자의 뜻은 확고했다. 한국 클래식이 먹거리를 찾고 변화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제가 돈벌려고 하면 영화음악 보다 지휘를 하는게 더 낫죠.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90%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사용되요. 미묘한 감성적인 차이가 분명 있거든요. 이 분야가 활성화 되면 연주자들도 기회가 많아지고 전문 오케스트라가 활동 할 수도 있는거죠."

그는 비용 측면만 고려된 한국 영화음악 시장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영화 제작자들이 음악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디지털 음악으로 다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결코 오케스트라 연주를 뛰어 넘을 순 없다고 단언한다.

이영칠 지휘자는 벌써 영화음악에 3번째 참여하고 있다. 그의 첫 영화음악은 '연가시' 박정우 감독의 후속작 '판도라'였다. 두번째 작품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였다.

"강우석 감독 신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7월에 녹음하게 될 것 같아요. '아가씨'의 경우 챔버(15∼30명 가량의 멤버로 구성된 소편성의 관현악단)로 했는데 이 작품은 풀 오케스트라로 갈 것 같아요. 배경 자체가 웅장한걸 나타내야 되니까요."

아직 미정이지만 이영칠 지휘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소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래식 하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NHK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건 정명훈 선생님하고 저만 한거죠. 푸틴 대통령이 지원하는 러시아 내셔널 필하모닉에서는 신년음악회를 했어요.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에서도 신년음악회를 지휘했는데요. 아마 아시아에서는 제가 처음이었죠. 로얄필도 했고요"

지휘자로서 활동에 대해 묻자 그는 자신감 있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영칠 지휘자는 연주 스케줄이 향후 1년 간 빡빡하게 차 있다.

실제로 연주활동 때문에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유럽에서 보낸다. 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걱정하고 기여하고 싶다는 진심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최근 부산항 축제에서 모스코바 심포니를 초청했는데 오케스트라가 지휘자로 저를 불렀어요. 9,000명의 관객이 왔어요. 야외음악회고 클래식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죠. 연주 도중 다 나갈 줄 알았는데 모두 자리를 지켰고 기립박수를 보내줬어요."

이영칠 지휘자는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기회가 없을 뿐 클래식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이다. 그가 변화시킬 한국 클래식에 거는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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