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갈등 일단 봉합]김희옥 당무 복귀..'친박계 뜻대로'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경향신문] ㆍ정진석 ‘90도 사과’ 수용…권 총장 “비민주적 결정” 반발
ㆍ‘복당 내분’ 급한 불 껐지만 전대 앞두고 다시 충돌 가능성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68)이 19일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의원 복당 결정 과정에 대한 정진석 원내대표(56)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당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무소속 복당을 결정한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부적절한 언사와 압박 등을 문제 삼으면서 나흘째 당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날 비박계 권성동 사무총장을 경질한 것을 놓고 당사자를 비롯한 비박계가 반발하는 등 당 내홍이 좀체 봉합되지 않는 모습이다.
■비박 사무총장 경질하며 복귀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위원장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거취 고민’을 선언하면서 칩거에 들어간 지 사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또 권 사무총장을 경질하고 새 사무총장을 인선하기로 했다. 앞서 친박계는 복당 결정을 주도한 이유로 비박계인 권 총장 사퇴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당분간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친박계 김태흠 사무부총장이 맡게 된다. 김 부총장은 비대위에도 참여하게 된다. 무소속 복당으로 ‘한 방’을 먹은 친박계가 반격에 나선 셈이다.
당장 비박계는 반발했다. 권 총장은 “비민주적이고 합리성이 결여된 결정이기에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복당 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 전원이 사퇴해야지 그 책임을 사무총장에게 묻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면서 “사무총장이 자기 의견을 따르지 않아 함께 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했다면 헌법재판관을 지낸 위원장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도 “권 총장 경질은 민주적 의사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고 계파 패권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이라면서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헌법 들고 “민주주의 아냐”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 자택 근처 카페에서 정 원내대표를 만났다. 헌법재판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펴낸 <대한민국 헌법>이란 소책자를 들고나왔다. 김 위원장은 회동 중간중간 소책자에 미리 넣어온 메모를 보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었고, 애당심이나 동지애도 없었다. 신뢰도, 윤리와 기강도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당 화합을 이끌어내고 혁신을 해나갈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어려운 결심을 해주셨는데 제가 너무나도 거칠고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를 호소했다.
20여분의 회동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의) 사과는 진정성이 있다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시간 뒤에 당무 복귀 결정을 알렸다.
■급한 불은 껐지만 … ‘불씨’ 여전
새누리당은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당장 이날 결정에 비박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복당 결정 과정에서 비대위 내부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계파 갈등도 폭발했다. 지난 10일 ‘계파 해체’ 선언이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실제 봉합의 이면에는 친박계가 복당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일보 후퇴한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가 계파 갈등의 완전 해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 복당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비토 정서는 여전하다. 결국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양측 갈등이 커질 것이고, 계파 간 충돌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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