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재국가 탄생 가능성..언론의 정권 비판기능 약화

정승욱 2016. 6.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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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독재국가가 탄생할 수 있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한 전직 관료가 일본 언론의 비판 기능 약화에 우려를 표면, 일본의 독재국가 탄생을 우려했다. 이 관료는 지난해 생방송 중 '나는 아베가 아니다'고 쓴종이를 펴들어 파문을 일으켰던 사람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인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 씨는 17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시민단체 '무라야마담화 계승·발전 모임' 주최로 열린 강연에 발언자로 참석,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 정권이 태어날 수 있는 상황을 '3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정권 측에서 압력과 회유로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 1단계라면, 2단계는 언론 자체가 스스로 자숙해서 정권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이고, 3단계는 언론이 문제 자체를 자각할 능력을 잃어버리는 상태"라고 구분했다.

고가는 "3단계가 되면 (언론을 통해) 진실을 알지 못하게 된 국민은 잘못된 결정을 하고 만다"며 그렇게 될 때 "가장 자유 민주주의적인 방식인 선거를 통해 독재정권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가는 또 "여름 참의원 선거(7월 10일)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의 기세를 막지 못하면 그때는 일본이 최후의 3단계에 진입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어떻게 해서든막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계에서는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해 전파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의 지난 2월 발언, 언론장악 방법이 거론된 작년 6월 자민당 소장파 의원모임 등을 계기로 아베 정권의 언론 통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고가는 작년 3월 민영방송인 TV아사히의 생방송 보도프로그램 도중에 '나는 아베가 아니다'(I am not Abe)고 적은 종이를 펴 든 이후 방송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고가는 이날 자신의 작년 3월 행동에 대해 "국제사회에 모든 일본인이 아베 총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이 선거와 국회 의결 등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어떻게 독재를 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 이시다 유지(石田勇治) 도쿄대 교수의특강이 있었다.

행사에 참석해 특강을 들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2) 전 총리는 아베 정권이 국회 다수당의 힘으로 집단 자위권법 등을 강행처리한 일본의 최근 상황이 과거 독일의 상황과 닮았다고 지적하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무라야마는 이어 "주권재민, 즉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들"이라며 "(대중들이) 위험한 길을 저지하고 올바른 길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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