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방위 수사]동시다발 사정 칼날 휘두르는 검찰.."박근혜 정부 레임덕 막기"

유희곤 기자 2016. 6. 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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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집권 4년차 청와대 의중에 화답
ㆍ참여정부·MB 정권 때도 비슷

한동안 무뎠던 검찰의 칼날이 다시 날카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번번이 수사선상에서 제외됐던 재계 5위 롯데그룹, 4조원의 긴급지원을 받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부터 지난 총선에서 약진한 국민의당과 민선 첫 호남 출신 ‘농민 대통령’까지 사정대상에 포함돼 있다. “범죄 혐의가 있어서 수사할 뿐”이라는 검찰의 공식 입장과 달리 박근혜 정부 4년차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방지를 위한 청와대 의중에 검찰이 화답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은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달 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 방한으로 ‘이른’ 대선 분위기까지 이어지면서 박 대통령도 집권 4년차 ‘징크스’를 겪는 듯했다.

그러자 이달 초부터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연일 터져나왔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가 100여명을 동원해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 개인비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8일 만에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첨단범죄수사1부가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압수수색하고 “그룹 차원 비리 수사”를 선언했다. 올 초 ‘미니 중앙수사부’를 표방하고 출범한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역시 ‘친이명박(MB)’ 기업인 대우조선해양 수사를 지난 8일 본격화했다.

집권 4년차에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가 이뤄진 것은 이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사건이 터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6), 이상득 전 의원(81)이 구속됐다. 국민의정부 4년차였던 2001년에도 ‘윤태식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가 잇따라 터졌다. 참여정부 4년차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정권 초 대북 송금 사건과 대선자금 수사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였다.

박근혜 정부 4년차에 본격화된 대기업 수사는 우병우 대통령실 민정수석(49) 주도로 이뤄졌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검사 시절 특수통이었던 우 수석은 최근 정무수석이 교체될 때도 자리를 유지했다.

검찰로서도 이번 사정 정국이 나쁠 게 없어 보인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쏟아진 정윤회 문건 파동, 성완종 리스트, 검찰 출신 홍만표 변호사(57·구속)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한 상태다. 5년 만에 본격화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수사가 그나마 ‘칭찬받는’ 수사로 꼽히지만 환경부 등 대정부 수사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의 포스코 ‘연중’ 수사는 정준양 전 회장(68) 등 핵심인물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부실수사’ ‘먼지떨이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포스코 수사팀은 주요 수사 상황을 대검찰청 대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직보’했다는 얘기도 많았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올해만큼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총장 직속 특수단이 출범한 것도 포스코 수사 등으로 악화된 ‘부실수사’ 여론을 잠재우는 한편 지난해 말 취임한 김수남 검찰총장(57)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는 사정 정국이 대기업과 야당을 향해 있지만 정권 말이 될수록 그 칼날이 박근혜 정부로 직접 향할 수도 있다”면서 “검찰은 결국 검찰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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