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성능 개량 4년 지연..천억 원 손실"

권민석 2016. 6. 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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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위사업청이 미국 정부 의견을 무시한 채 공군 전투기 KF-16의 성능 개량을 추진하다가 예산 천억 원을 허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방사청은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특혜도 준 것으로 드러났는데, 사업이 4년이나 지연돼 공중 전력 공백이 초래됐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기자]
1994년부터 도입된 KF-16은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모두 134대가 운용 중입니다.

군은 2011년 항공 전자체계가 낡아 새 무기 장착이 어렵고 유지비가 급증하자 KF-16 성능 개량에 착수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KF-16을 최신으로 향상해줄 업체를 선정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정부 간 계약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사업비를 줄이겠다며 미국 정부 훈령을 어기고 업체와 직접 협상해 영국 BAE 시스템즈를 사업자로 낙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방사청과 BAE의 협상 금액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며 여러 차례 업체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도 방사청 담당 부서는 미국 측과 17억5천만 달러에 사업비를 최종 합의한 것처럼 군 당국에 허위 보고했습니다.

BAE의 역량 부족으로 사업비가 최대 21억 달러까지 늘고 2021년 전력화 일정도 맞출 수 없다는 미국 정부 의견은 완전히 무시됐습니다.

방사청은 또 평가 기준을 바꾸고 제안서를 수정하도록 특혜를 베풀어 입찰 자격이 없는 BAE에 사실상 사업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이대론 안 된다며 재작년 사업비로 24억 달러를 요구하자, 방사청은 록히드마틴으로 뒤늦게 업체를 바꿔야 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KF-16의 성능 개량이 4년이나 지연됐고, BAE에 지급된 9천만 달러, 천억 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책임을 물어 방사청 관계자 2명을 해임하라고 통보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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