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연계 수차례 심문받고도 대량살상 자동소총 버젓이 구매

증오범죄 기소되도 '중범죄' 아니면 합법구매 가능한 현행법 '맹점' 때문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난사범인 오마르 마틴(29)은 테러리스트와의 연계를 의심받아 수차례 연방수사국(FBI)의 심문을 받고도 어떻게 대량살상용 반자동소총 'AR-15'를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증오범죄로 기소됐더라도 '중범죄자'만 아니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할 수 있는 현행법의 맹점 때문이라고 NBC방송이 전했다.
올랜도 경찰 등에 따르면 마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범행을 저지르기 몇주 전 대형 총기난사의 단골무기로 꼽히는 이 반자동소총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보안업체 G4S의 사설경호원 출신인 마틴은 총기면허를 갖고 있었다.
문제는 그가 2013년과 2014년 적어도 2차례 FBI의 심문을 받은 요주의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마틴의 회사 동료는 2013년 그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의 연계 가능성을 주장하는 선동적 발언을 듣고 신고했다. FBI는 그를 불러다 심문했지만, 발언의 실체 파악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어 FBI는 이듬해 다시 미국인 자살폭탄범 사이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마틴을 심문했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접촉이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마틴은 수주 전 총기구매 이후 범행 당일까지 FBI 감시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비록 테러 분자로 의심되는 인물이었지만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기구매에 전혀 제약이 없었던 것. 만약 그가 증오범죄로 기소됐더라도 경범죄에 해당됐다면 합법적으로 총기를 손에 넣는데 어려움이 없다.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이 이날 "감사, 미국총기협회(NRA). NRA의 계속된 자동소총 금지 반대 덕분에 이러한 미치광이 같은 테러리스트들이 합법적으로 살상무기를 사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를 저지를 수 있었다"고 비꼰 것도 이러한 현행법의 허점을 지적한 것이다. 2년 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포드 전 하원의원은 NBC방송에 "미국은 이런 총기난사가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더 이상은 안 된다. 의회는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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