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신동빈 겨냥 '롯데 비자금' 전방위 수사
[경향신문] ㆍ신 회장 집무실·자택 등 17곳 압수수색…횡령·배임 정황 포착
ㆍMB 때 ‘제2 롯데 인허가’ 의혹 등 정·관계 로비 수사로 번질 듯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과 그룹 수뇌부가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요 대기업집단 수사는 사실상 2011년 SK 이후 5년 만으로, 정부가 대대적인 사정으로 국면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와 신 회장 사무실 및 자택 등 총 17곳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엔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홈쇼핑·롯데정보통신·롯데PS넷·대홍기획 등이 포함됐으며 그룹 2인자인 이인원 롯데 부회장(69) 등 핵심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출국금지됐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계열사 간 부당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확보했다. 특히 신 회장과 그룹 핵심이 이 같은 횡령·배임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재벌그룹의 구조조정본부 격인 롯데 정책본부가 주요 수사 대상 중 한 곳”이라며 “신 회장 연루 여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대표적인 ‘친이명박 기업’으로 꼽혀 비자금 용처로 수사가 확대되면 제2롯데월드 인허가 문제 등 전 정부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롯데의 정·관계 로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자금흐름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롯데의 비자금 조성의 단초를 지난해에 이미 확인했지만 내사만 진행했다. 이후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된 데다 내부 비리에 대한 제보와 첩보가 이어지면서 전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검찰이 사정 국면을 통해 수세적 상황을 전환하려는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8일엔 과거 ‘대검 중수부’를 대체하는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대우조선해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수사에 대비해 PC 파일과 자금내역 등 상당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밝혔다. 미리 검찰 내사 사실을 파악하고 대비해온 것이다. 특히 현금 흐름이 많은 롯데그룹의 사업 성격상 검찰의 내사 수위와 진행 속도에 따라 수사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곧바로 주말부터 롯데 임직원을 잇따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홍재원·곽희양·유희곤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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