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마이프렌즈 돋보기⑤] '일하는 엄마' 배우 고두심의 연기인생 44년

강주일 기자·온라인뉴스팀 민경아 joo1020@kyunghyang.com 2016. 6. 10. 21: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두심/경향DB
tvN <디어마이프렌즈> 갈무리
고두심/경향DB
KBS2 <사랑의 굴레>
MBC <전원일기>
K TV <목욕탕집 남자들>
고두심/경향DB
tvN <디어 마이 프렌즈>
[디어마이프렌즈 돋보기⑤] ‘일하는 엄마’ 배우 고두심의 연기인생 44년

“고향에서 옛날 집 같은 작은 오두막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

2009년 인터뷰365와의 인터뷰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배우 고두심(65)은 tvN 금토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서 고향을 찾았다.

극중 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장난희 역을 맡은 고두심은 고향집을 찾아 텃밭을 가꾸고 티격태격 일평생을 살아가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것이 인생의 낙이다.

고두심은 극중 자신의 친한 친구와 바람을 핀 남편으로부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그렇게 분노에 차올라 오로지 딸에게 의지하며 인생을 살아왔다.

4일 방송된 <디어마이프렌즈> 8회에서는 장난희(고두심)와 박완(고현정) 사이에 감춰졌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장난희는 과거 어린 박완을 데리고 고향 들판에서 죽기를 결심했다. 박완은 당시의 기억을 입 밖으로 단 한 순간도 꺼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장난희와 박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박완의 펜과 함께 진실이 드러났다.

커다란 가시를 품에 안고서도 항상 당차게 살아가는 엄마 장난희처럼 인간 고두심의 인생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하는 엄마’로 사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고두심의 44년 연기 인생을 들여다봤다.

■제주 소녀의 연기 도전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자란 고두심은 여고시절 자신의 학교를 찾은 배우 신성일 덕에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 고두심은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학창시절 남다른 외모로 인기가 많았다”며 “신성일이 여고시절 학교를 방문했을 때 수백 명의 학생 중 나를 콕 찍었고, 이 일을 계기로 상경했다”고 말했다.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고두심은 우여곡절 끝에 1972년 21세의 나이로 MBC 5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했다. 고두심은 첫 대본 리딩 현장서 선배 배우들의 기에 눌려 바르르 떨었고 화장실에서 대성통곡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 덕분에 지금의 단단한 ‘국민 엄마’ 고두심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전설의 여배우 ‘엄마’ 고두심
화장실에서 울며 마음을 다진 고두심은 어느덧 연기 인생 44년을 살아온 대배우로 성장했다. 고두심은 수많은 후배 배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이자 연예계 전설로 길이 남을 여배우로 손꼽힌다. 고두심은 데뷔 후 KBS <사랑의 굴래>(1989) <꽃보다 아름다워>(2004) <부탁해요 엄마>(2015), MBC <춤추는 가얏고>(1990) <한강수타령>(2004), SBS <덕이>(2000)으로 총 6번의 연기 대상을 수상했다. 이 기록은 역대 3사 연기대상 통합 최다 수상기록이면서, 3사 연기 대상을 모두 거머쥔 것은 배우들 사이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고두심은 MBC <전원일기> ‘영남엄마’로 44년간의 연기 인생 중 절반을 살아왔다. 1980년 첫 방송된 <전원일기>는 22년동안 시청자와 함께 인생을 살아온 국내 최장수 드라마다. 고두심은 극중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대한민국의 엄마를 연기했다. 그는 <전원일기>에 출연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힘든 적도 많았지만 <전원일기>는 드라마로서 뭔가 치유해주고 서민들의 아픔을 다독여주는 작품이었다”고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고두심은 ‘귀덕 엄마’ ‘가영엄마’ ‘미연엄마’ 등 수많은 엄마 역할을 맡으면서도 단 한 번도 어색하거나 불편했던 적이 없다. 마치 ‘엄마’ 고두심 그 자체였으며,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들 딸의 마음을 울렸다. 이에 MBC 장수봉PD는 “고두심은 천상 연기자여! 그 여자가 연기하면 맛이 있단 말야”라며 극찬했다.

한편, 고두심은 달랐다. 그 역시 여자였고, ‘엄마’가 아닌 멜로 연기를 간절히 원했다. 고두심은 2005년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서 “내가 인터뷰 때마다 항상 얘기했다. 난 멜로물을 좋아하는데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을 못해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침내 고두심은 2006년 영화 <가족의 탄생>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당시 고두심은 “원을 풀었다”며 멜로 연기와 상대 배우 엄태웅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두심의 사랑
뜨겁게 불타는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어하는 고두심. 인간 고두심의 사랑은 어떠했을까.

고두심은 1976년 일반인 사업가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결혼 22년만인 1998년 고두심은 전 남편과 결별한 뒤 혼자의 길을 걸어가게 됐다. 이혼한 뒤 고두심은 재혼하지 않고 독신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고두심은 2009년 인터뷰365와의 인터뷰서 “나의 독신 생활은 매우 편안하고 외롭지도 않고 불편함이 없다”며 “이제 딸은 출가했고 아들도 다 컸다. 굳이 재혼하는 것보다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고두심은 자신의 아들과 딸을 사랑했다. 그는 두 아이를 뒷자리에 태우고 드라이브 하는 순간을 행복해 했고, 딸과 아들의 대화에서 감동했다. 고두심의 딸은 미국서 공부하고, 사회 생활을 하며 재미동포와 결혼했고, 아들은 미국서 유학을 끝낸 뒤 진로를 연기로 전향했다. <디어마이프렌즈>서 장난희의 동생 장인봉 역을 맡은 배우 김정환이 고두심의 아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과 현장에서 연기 선후배로 만나 호흡하는 고두심의 마음은 어떠할까.

고두심은 2005년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서 “일하는 엄마, 그 역할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반면 고두심은 ‘엄마’의 존재를 찬양했다. 고두심은 “인간으로서 선택된 삶이라면 그 안에서 쓴 맛, 단 맛, 수많은 느낌을 다 맛봐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프고, 깨지고, 찢기는 삶을 피하지 않는 배우 고두심은 지금도 아파하고 있을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들딸에게 자신의 인생을 통해 교훈을 전하고 있다.

<강주일 기자·온라인뉴스팀 민경아 joo1020@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