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인 징용자 처우 연합군 포로보다 가혹"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제 강점기 때 광산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의 처우가 당시 일본군에 붙잡힌 연합군 포로보다 가혹했다는 진술이 담긴 미군 자료가 발견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인 민간인 포로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자료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징집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보도된 자료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을 따라다니다 잡힌 조선 출신 민간인 포로들에 대한 미군의 심문조서로서 지난 1997년 일본이 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만든 아시아여성기금에 의해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이후 소재 파악이 되지 않던 것이다.
마이니치는 당시 미군이 조선인 포로 100여명에 대한 1차 심문을 마친 뒤 이 가운데 "믿을만 하다"고 판단한 3명을 캘리포니아의 비밀심문센터(트레이시)로 보내 30개 항목의 추가 심문을 실시하면서 이 조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서 작성일자가 1945년 4월11일이고, 포로 3명의 답변 내용은 개인별 구분 없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 보도를 보면, 당시 조선인 포로들은 심문에서 "조선인은 1942년부터 일본으로 징용돼왔다"며 "(징용된 조선인들은) 항상 광산의 가장 깊고 뜨거운 장소에서 최악의 일을 요구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이들은 "탄광에서 일하는 조선인은 하루에 3엔50전을 받았다"면서 "사할린 탄광에서 현지 주민과 일본인은 하루 7~24엔을 받았지만, 징용 조선인은 고정급(固定給)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징용 조선인들이 쓰고 받은 편지가 모두 일본 측의 검열을 받았다면서 "이런 조선인 대우는 연합군 포로보다 못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은 심문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선 "태평양에서 목격한 모든 조선인 위안부는 지원자였거나 부모에 의해 팔려간 사람들이었다"고 언급, 강제징집 여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조서엔 "만일 일본인에 의한 직접적인 여성 징집이 있었다면 매우 용서할 수 없는 폭거로 간주돼 노인이든 젊은이든 누구든 그것을 가만히 지나치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들은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사납게 봉기해 일본인을 죽였을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앞서 일본 정부의 '고노(河野) 담화' 검증팀에 참여했던 우파 사학자 하타 이쿠히코(秦郁彦)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조서 내용이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연행이 없었음을 재차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노 담화'는 지난 1993년 8월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것으로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2014년 "담화 발표 전에 한일 간 문안 조정이 있었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도 해당 조서 내용이 '위안부 강제연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일견 비슷하다"고 전했다.
다만 마이니치는 "조서 전체를 읽으면 강제연행이 있었냐 없었냐를 논하는 것만으론 (조선인 징용) 피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며 "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는 일본 통치의 심각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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