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한달만에 전원일치 '금리동결→금리인하' 180도 바뀐 까닭은?

남빛나라 2016. 6.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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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6.06.09. bluesoda@newsis.com

이주열 한은 총재, 통화정책방향 기자설명회 개최
"미국 금리인상 시기 늦어진 점 반영"
"세계경제 회복 모멘텀 약하고 국내 실물경제도 회복세 안 보여"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지난 5월 금통위원 전원이 만장 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전원이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다. 불과 한달 사이에 이같은 180도 전환이 이뤄진 진짜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회의를 열고 연 1.50%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25%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0%로 인하한 뒤 그해 7월부터 5월까지 11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전원일치로 금리인하 결정을 내려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금통위 때는 전원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두번째 회의를 맞은 신임위원 4명 중 소수의견을 내는 사람이 나오리란 전망은 있었지만 전원일치의 금리인하는 예상외다.

금융시장의 충격을 우려해온 한은의 모습에 비춰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영국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인 7월 금통위에서 인하하리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7월 금통위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결과와 2분기 경제지표를 모두 반영할 수 있단 점도 7월 인하론의 주요 근거였다.

하지만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연됐다는 예상이 힘을 얻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은 한은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뒤 기자설명회를 열고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며 "물론 금통위가 오늘 금리를 결정할 때 이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영국 중앙은행이 (브렉시트에 대비해) 유동성공급이나 타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각종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영국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계경제 회복 모멘텀이 여전히 약하고 국내 실물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를 밑돈 미국의 고용지표와 유로지역의 경기회복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또 국내 수출감소세가 이어지고 내수지표와 경제주체의 심리도 약화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5% 늘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경기가 위축된 지난해 2분기(0.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는 "최근의 국내외 경기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성장흐름은 지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문제는 하반기"라며 "글로벌 교역부진의 정도가 생각보다 더 큰 점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하방리스크를 감안하면, 하반기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가 금통위 전날인 8일 발표된 '기업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이 안'의 후속조치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결정은 어제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과 전혀 무관하다"며 "다만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것이 거시경제의 소비,고용, 투자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 우려와 관련,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같이 놓고 본다"며 "최근 집단대출과 비은행 기관을 통한 대출이 상당히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의 여신심사(상환능력 심사) 기능이 좀 더 본격화되고 하반기 중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큰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금리인하에 앞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인하의 여지도 있고 여력도 있지만,금리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그간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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