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로 침몰하던 국순당, '바나나맛 막걸리'로 재기하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1분기 매출 166억원, 직전 분기대비 9.4% 증가…신제품 '쌀 바나나' 인기 덕에 2분기 턴어라운드 예상 ]

지난해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전통주 업체 국순당이 신제품 '쌀 바나나'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8일 국순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 166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3.8% 빠졌고 적자폭은 735.9% 확대됐다. 단 지난해 1분기의 경우 가짜백수오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4% 늘었고 영업적자폭은 41.6% 개선됐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업계에선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바나나맛 막걸리 '쌀바나나'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은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국순당에 따르면 쌀 바나나는 출시 2달만에 누적판매 200만개를 돌파했다. 2011년만해도 연간 4000억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막걸리 시장이 최근 2000억원대로 반토막 난 상황에서 막걸리 기반의 신제품이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순당은 물론 업계에서도 쌀 바나나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쌀 바나나는 현행법상 막걸리(탁주)가 아닌 탓에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데다 유통경로도 기존 막걸리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주세법상 향 또는 색을 별도로 넣으면 막걸리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쌀 바나나는 바나나 퓨레 외에 향을 별도로 넣었기 때문에 기타주류다. 따라서 국내에선 제품에 '막걸리' 또는 '탁주'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세금도 탁주(5%)에 비해 6배나 높은 30%를 내야한다. 따라서 출고가 자체가 일반 막걸리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어 막걸리 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유통망 확보도 불리하다. 탁주와 약주 등은 '특정주류도매업체'에서 판매해야 하지만 기타주류인 쌀바나나는 맥주나 소주 등을 유통하는 종합주류도매업체를 통해야 한다. 막걸리 시장 1위업체인 국순당 위상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쌀 바나나를 기타주류로 분류하는 현행법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제품 출시후 이러한 태생적 한계는 오히려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탄산주, 과일맛 맥주 등 저도주 시장에 편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중장년층에 머물러 있던 막걸리 소비층을 젊은 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국순당 입장에선 고무적인 결과다.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국순당은 쌀바나나를 비롯해 복숭아, 유자, 라임 등 과일맛 막걸리 4종을 수출 중이다. 수출국가수도 초기 11개국에서 16개국으로 늘었고 누적 판매량도 50만병에 이른다. '2016 슈페이어 테이스트 어워드' 등 세계 유명 주류품평회에서 호평을 받은데다, 내수용과 달리 제품명에 '막걸리'를 명시함으로써 '막걸리 세계화'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순당 관계자는 "쌀바나나의 인기는 중장년층 중심이었던 주 고객층이 젊은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 막걸리나 백세주 시장 회복을 판단하기 어려운 단계지만 쌀바나나의 실적이 포함되는 2분기 부터는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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