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문 의혹' 진경준·김정주..법적 처벌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장윤정(변호사) 기자] [[the L팩트체크] "진 검사장, 김 회장 모두 '공소시효'가 처벌여부 관건"]

진경준(49)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게임업체 넥슨의 회사 돈으로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형사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넥슨 김정주(48) 회장 등 관련자들은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진 전 검사장은 주식매입자금 출처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꿨다. 넥슨 주식 1만주를 자기 돈으로 구입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윤리위 조사에서 타인이 송금했던 정황이 밝혀지자 "내 돈과 장모에게서 빌린 돈으로 주식 매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거짓말이었다. 조사에서 진 전 검사장은 주식을 매입한 자금의 출처는 넥슨이라고 밝혀졌다.
윤리위 조사 결과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10월까지 분할상환 방식으로 자금을 모두 갚았지만, 이자는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2005년 당시 주식 매도자가 수일 내 주식 매매대금이 모두 입금되기를 원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당시 평검사였던 진 전 검사장 등 주식 매수인들이 이른 시일 내에 자금을 상환하겠다고 해 회사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고 대여자금은 모두 그 해에 상환됐다"고 설명했다.
◇ 진 전 검사장, 10년내 뇌물받고 부정행위 했다면 '수뢰후부정처사죄' 처벌 가능 뇌물죄는 뇌물과 관련한 모든 죄를 포괄한 개념이다. 따라서 뇌물죄에는 뇌물을 받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수뢰죄, 뇌물을 준 사람에게 적용되는 뇌물공여죄 등 여러 죄목들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공무원인 검사 신분으로 넥슨의 자금을 무이자로 대여해 주식을 사들인 진 전 검사장의 행위는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할까?
법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뢰죄의 적용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강성민 변호사(법무법인 청조)는 "진 전 검사장의 행위는 이른바 '보험성 뇌물 수수'에 해당한다"며 "뇌물죄(수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그러나 "진 전 검사장이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2005년이므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10년의 공소시효가 만료(2007년 법 개정 이후로는 15년)돼 형사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며 "공소시효 만료로 보이는 만큼 뇌물죄 성립요건인 직무연관성과 대가성에 대한 수사도 얼마나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영 변호사(법무법인 폴라리스)도 진 전 검사장에게 수뢰죄 혐의가 있다고 보면서도 뇌물죄로 처벌하기에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수뢰죄의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또 다른 뇌물죄의 하나인 '수뢰후부정처사죄'의 공소시효는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변호사는 "진 전 검사장이 김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이후 부정한 행위를 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에는 형법상 '수뢰후부정처사죄' 적용(현행법에 따를 경우 공소시효 10년) 될 수 있다"며 "부정한 행위를 한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공소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뢰후부정처사죄는 부정한 대가적 행위를 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만약 진 전 검사장이 현재 시점부터 거슬러 10년 이내에 뇌물에 대한 '대가적 행위'를 했다면 공소시효가 만료된 게 아니라 처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공무원이 직무상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재직 중에 직무상' 저지른 범죄에 한해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이번 사례처럼 공무원의 부정 행위를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정주 회장, '뇌물공여죄·업무상배임죄' 모두 공소시효 지나 처벌 어려울듯
전문가들은 회사 자금을 무이자로 진 전 검사장에게 빌려준 김정주 넥슨 회장에게 적용될 '뇌물공여죄'와 '업무상 배임죄'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민 변호사는 "김 회장의 경우에도 뇌물공여죄뿐만 아니라 회사 자금을 이자도 없이 진 전 검사장에게 빌려주면서 주식을 사도록 했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죄도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둘 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만큼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뇌물공여죄도 수뢰죄와 마찬가지로 당시 적용되는 특가법상 공소시효는 10년으로, 현재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설명이다.
만약 진 전 검사장이 뇌물로 수수한 금액이 주식 취득액 4억여원 모두라고 보면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일 때 적용되는 특가법 제2조 제1항 1호가 적용되고, 공소시효는 당시 기준으로 10년(현행법은 15년)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공소시효는 만료된 상태다.
이호영 변호사도 "김 회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가 짙다"면서도 "처벌 가능성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07년 개정 전 형법에 따르면 업무상 배임죄의 공소시효는 현행 10년이 아니라 개정 전 법에 따라 7년"이라며 "공소시효 만료로 김 회장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 전문가들이 김 회장에게 적용된다고 보는 업무상 배임죄(형법 제356조 제2항)는 업무상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케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김 회장이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위치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주식 취득액'이라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했다는 점에서 그에게 업무상 배임죄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은 2005년 당시의 형법을 적용하면 공소시효 7년으로 처벌이 불가능하다. 결국 김 회장은 뇌물죄로도, 업무상 배임죄로도 처벌을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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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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