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수배범 붙잡아 끌고 다니다 피해자서 피의자로

2016. 6. 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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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경찰 조사를 받다가 달아난 지명수배자를 붙잡아 차에 태운 뒤 끌고 다닌 20대들이 졸지에 피의자 신세가 됐다.

7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전 0시 27분께 특수절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명수배자 A(22)씨가 경찰 감시망이 소홀한 틈을 타 이 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달아났다.

A씨의 도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보다 앞서 A씨로부터 절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B(24)씨 일행에게 먼저 붙잡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청주에서 붙잡은 A씨를 차에 태운 뒤 대전까지 끌고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지구대를 발견한 A씨가 해당 차량에서 뛰어내리면서 결국, 한밤의 추격전은 막을 내렸다.

대전의 한 지구대 안으로 들어간 A씨는 도주 3시간 만인 지난달 21일 새벽 3시 10분께 자수했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애초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 은평경찰서로 인계했다.

문제는 피해자라고 주장한 B씨 일행이 A씨를 차에 태워 끌고 다녔다는 점이었다.

B씨 일행은 A씨가 사업자금 1천만 원을 훔쳐가는 등 온전히 범죄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의 설명은 달랐다.

경찰관계자는 "B씨 일행이 A씨에게 강제로 돈을 받아내기 위해 지난달 대전의 한 모텔에서 A씨를 감금하고 폭행을 가한 것으로 확인돼 최근 감금치상 혐의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도주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갑을 제대로 채우지 않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인정, 지난달 재발방지책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당시 "A씨 스스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내용을 털어놨고 피해자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수갑은 채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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