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최저임금 인하' 건의해놓고 "협력업체 의견 전달했을 뿐"이라는 거제시장

김지환 기자 2016. 6. 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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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권민호 거제시장이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달라고 건의한 내용이 “조선소 하청업체의 의견을 그대로 전달할 것일 뿐 최저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고 7일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거제시청에서 민주노총 거제시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대책위) 측과 만나 “거제시가 협력업체 사장, 조선소 하청 노동자 중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남은 민주노총 거제시지부, 대책위가 ‘최저임금 하향 요구, 거제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후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이뤄졌다.

거제시는 지난 2일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건의’라는 제목의 공문을 제출했다. 거제시는 공문에서 “조선업 불황으로 중앙부처와 경남도, 거제시 등에서 중소협력사를 찾아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시는 크게 두 가지를 최임위에 건의했다. 현행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고, 조선업의 경우 전국 단일 기준이 아니라 별도의 최저임금을 설정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조선업의 경우 불황인 만큼 최저임금을 낮출 수 있도록 전국 단일 기준이 아닌 별도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요구다.

권민호 거제시장(파란 옷을 입은 이들 중 오른쪽)이 7일 거제시청에서 민주노총 거제시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대책위) 측과 만나 최저임금 차등 적용 건의문에 대한 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대책위 제공

권 시장은 최임위에 보낸 공문을 철회해달라는 노동계 요구에 대해 “철회하고 말고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노동계에서도 의견을 주면 (최임위에)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공문 철회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하청업체 의견을 전달만 했다는 권 시장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협력업체 대표들이 최저임금 차등 적용 건의를 했으면 이를 최임위에 건의할 때 노동자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제시가 사용자들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 시장 말대로 시가 의견만 전달한 것이라면 공문에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청이 하청업체 대표들의 입장이며 시의 입장은 아니라는 단서가 달려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거제시의 역할이 단순한 전달자 역할이라고 발뺌하는 거제시장의 황당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거제시가 지난 2일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건의’라는 제목을 달아 보낸 공문.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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