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NLL 충돌' 우려 단속 미적.."정부, 근본대책 내놔야"
[경향신문] ㆍ서해 어장 씨말리는 불법 중국어선 왜 단속 못하나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10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자칫 북한과의 갈등으로 번질 우려 때문에 해경은 단속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어민과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근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선단을 이뤄 불법조업을 하는 곳은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이다. NLL은 육상의 군사분계선(MDL)이나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의미에서 설정된 해상경계선이다. NLL은 연평도 북측1.4㎞ 지점들을 지나고 있다. 북한 옹진군 미력미도에서는 남측으로 1.6㎞ 떨어졌다.
중국 어선들은 남과 북의 군사적 분쟁지역을 교묘히 악용해 NLL를 제집 드나들 듯 남과 북을 왕래하면서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다. 정부는 자칫 북한에 교전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중국 어선에 대한 대대적인 나포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해경의 나포작전이 시작되면 3∼30분 만에 NLL 북측 해역으로 도주해 버린다. 해경이 해군 지원 아래 나포작전을 시작해도 중국 어선이 NLL 북측 해역으로 도주하면 더는 추격할 수 없다. 중국 어선들은 꽃게철인 4∼6월과 9∼11월에 집중적으로 NLL 주변에서 불법 남획을 한다. 이 때문에 꽃게 등 어족 자원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연평도 어민들이 지난 5일 중국 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6일 연평도 한 어민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으로 꽃게 어획량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어민들의 분노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연평도 어민들이 중국 어선들을 직접 나포한 것은 꽃게 어획량 급감으로 어업을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NLL에 남북 정상이 약속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운영하든지,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든지 서해 5도 어민들의 피해 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연평도 어민들이 나포해 해경에 넘긴 중국 어선 2척의 선장에 대해 한국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한 혐의(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선원 9명은 인천출입국관리소에 넘겨 강제퇴거 조치했다. 해경은 또 중국 어선 2척에서 꽃게 등이 들어 있는 잡어 3상자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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