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상] '레전드 가드' 김승현이 밝힌 농구를 잘하는 '2가지 방법'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패스가 아닌 드리블을 언급했다. 농구는 무엇보다 몸이 부드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한국 최고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얻었던 김승현(38)이 농구를 잘할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밝혔다. 28년째 농구공을 쥔 전설의 가르침은 그 자체로 무게감이 있었다.
김승현은 지난 4월부터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손잡고 '농구 트레이닝 클래스'를 열고 있다. 농구에 관심 있는 학생·일반인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더 코트(보조경기장)'에서 지도하고 있다. "(농구 트레이닝 클래스를 하게 된) 이유는 딱 한 가지밖에 없다. 한국의 농구 인기 회복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나와 마음이 잘 맞는 동료·후배, (개인적으로 친한) 연예인 하하와 손잡고 농구를 좋아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좋은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의기투합했다."
김동광, 이충희, 강동희, 신기성 등 한국 농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를 여럿 배출한 송도고등학교 출신 농구인이다. '송도 농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고 전규삼 선생의 가르침이 수강생을 지도할 때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당연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단 이 코트에 들어오는 순간부턴 철저히 (그동안 해 왔던) '자기 농구'를 버려야 한다. 기본기가 잡혀 있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나중에 농구하기가 편해진다. 그런 부문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기본기를 매우 강조했던 전 선생의 '단출한' 지도는 오히려 '화려한 김승현'을 탄생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노릇을 했다. "기본기는 전 선생님이 가장 강조하셨던 부문이다. 나는 정말 중학교 3년 내내 (코트 구석에서) 공만 튕긴 것 같다(웃음). 공이 내 몸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정말 중요하다. 드리블이 안정돼야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익힐 수가 있다. 드리블을 못하면 절대 농구를 잘할 수가 없다. (현역 시절 화려한 플레이도) 드리블 기본기가 잘 잡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근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스킬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을 가르치는 트레이닝 클래스 외에도 스킬 트레이닝을 병행하는 김승현은 이러한 의식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NBA 선수들도 (비 시즌에) 사비를 들여서 스킬 트레이닝을 받는다. 마이클 조던, 스테픈 커리도 트레이닝을 받는데 우리나라 선수들도 그런 부문은 따라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승현은 한국 농구 역대 최고의 패스 능력을 지닌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마르커스 힉스, 라이언 페리맨, 전희철 등 동료 빅맨과 함께 펼친 2대2 공격과 앨리웁 플레이는 지금도 농구 팬의 입에 오르내리는 당대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패스와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만큼은 다른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더 꼼꼼하게 가르쳐 줄 수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많은 분들이 내가 가장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문으로) 패스를 떠올리실 것 같은데 그런 것보다는 저는 '농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고 있다. 몸에 힘을 빼는 법, 리듬감 있게 드리블하는 비결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선수 시절) 드리블 능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드리블을 많이 지도하고 있다(웃음)."
농구를 편하게 한다는 표현이 귀에 들어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몸이 딱딱한 사람은 어떤 운동이든 잘할 수 없다. 농구라는 스포츠는 부드러워야 한다. 여기 오는 모든 분께 어깨에 힘을 빼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체만 튼튼하면 된다. 하체 힘만 좋아도 몸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상체에 힘이 들어가면 슛을 쏠 때 매우 뻑뻑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평소 슛을 쏠 때 어떻게 하면 편하게 던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트레이닝 클래스에서도 힘 빼고 농구하는 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드리고 있다."
코트에서 겨뤘던 상대 가운데 농구를 편하게 했던 선수가 누구였는지 질문엔 "많다. 정말 많다. 그 가운데서도 이상민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님을 꼽고 싶다. (현역 시절) 이 감독님은 농구를 정말 예쁘고 편하게 하신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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