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스마트홈 사업 부진..네스트 CEO 퍼델 퇴출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아이팟의 아버지' 퍼델, "혁신제품 없다" 비판 받아와…구글 외 사업부문장에 '경고' 분석도 ]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산하 스마트홈 기술 기업 네스트(Nest)의 공동창립자 겸 CEO(최고경영자) 토니 퍼델이 CEO직에서 물러났다.
퍼델은 3일(현지시간) 네스트 블로그를 통해 CEO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며 "달곰씁쓸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산업 부문을 혁신적으로 파괴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시간과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델은 앞으로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의 고문으로 알파벳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후임으로는 모토로라홈 CEO를 맡았던 마르완 파와즈 전 모토로라 모빌리티 수석부사장이 즉시 취임한다.
퍼델을 영입했던 페이지 CEO는 이날 성명에서 "토니가 네스트를 이끌면서 네스트가 스마트홈 서비스를 주류로 끌어올렸다"면서 "네스트의 제품들은 시장의 선도제품이 됐고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한 때부터는 연 매출액이 50% 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페이지는 퍼델의 퇴진 사유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지가 퍼델을 퇴출함으로써 알파벳의 다른 사업 부문장들에게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경고'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퍼델의 퇴진은 네스트의 새로운 제품 개발 등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는 비판 속에서 이뤄졌다. 네스트는 구글 외에 알파벳 내에서 가장 개발이 많이 이뤄진 부문이지만 성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사내 리더십에도 균열이 일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스트로부터 인수된 와이파이 기반 영상 스트리밍 카메라 제조업체 '드롭캠'의 전 CEO는 퍼델이 시장에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고 사내 혁신 동력을 흔들리게 했다고 공개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퍼델은 "넥스트가 지난해 4개의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출시했고 다섯개의 중요한 앱을 발표했다"며 "넥스트가 창업했던 5년 전엔 소매점에 커넥티드 홈 부문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커넥티드 홈 사업이 네스트 때문에 주류 제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리는 퍼델은 애플 재직 시 동료였던 엔지니어 맷 로저스와 함께 2010년 네스트를 창업했다. 네스트는 2011년 스마트폰 앱으로 작동하는 가정용 온도조절기를 내놓은 후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홈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초 구글에 32억달러(3조7800억원)에 인수된 이후, 네스트는 다른 스타트업들을 잇달아 사들이며 규모를 키웠고 매출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그러나 온도조절기 이후 내놓은 '스마트 화재경보기'가 사람들이 손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오작동한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리콜되는 등 제품과 관련한 불만이 커졌다. 스마트 도어록이나 전등 제품도 예상보다 개발이 더뎠다.
한편 비밀리에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개발한 뒤 이를 내놓는 애플의 개발 풍토에 익숙한 퍼델과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구글·알파벳의 개발 풍토가 잘 맞지 않아 마찰을 빚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세린 기자 i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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