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저소득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 하겠다"

주영재 기자 2016. 5.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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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성남시장이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생리대 지원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생리대를 마음놓고 구입할 여력이 없는 청소년들이 수건이나 신발 깔창, 휴지로 대신하고 있다는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성남시에서 먼저 ‘저소득층 미성년자 생리대 지원방안’을 만들어 보겠다”며 “필요 예산은 얼마되지 않아도 선정 및 관리방법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만, 단 한명의 인권과 존엄도 훼손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를 관련 부서에서 내년부터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한겨레의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 글을 썼다. 문제를 뒤늦게 알았다는 데 아쉬움도 표했다. 이 시장은 “구김없이 자라야할 청소년들의 이런 아픔을 지금까지 몰랐다”며 “어른으로서 특히 정치행정가의 한사람으로서 마음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지난주부터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사연이 퍼지기 시작했다.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가 다음달 1일부터 생리대 가격을 최고 20%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3일 “저희 학교 선생님 제자 분은 생리대 살돈이 없어서 생리하는 일주일 내내 결석하고 수건 깔고 누워있었데요. 선생님이 문병 가셨다가 알게 되시고 제자분이랑 선생님 엄청 우셨다고 합니다”라는 전해들은 사연을 올렸다.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저 어릴 때 집이 가난하고 편부 가정이라 신발 깔창으로 대체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 얘길 들었을 때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라는 사연도 있었다.

국민일보는 26일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고민하는 청소년의 사연을 처음으로 다루면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유한킴벌리는 논란이 커지자 가격 인상은 취소했으나 다음달 나올 신제품에는 상대적으로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2004년부터 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의 요구로 현재까지 생리대의 부가가치세를 면세해주고 있다. 생리대가 여성들의 필수품이라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낱개로 36개 들어간 중형 생리대 가격은 평균 6000~9000원 선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저소득층 가정의 여학생은 약 10만명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세가 없다고는 하지만 생리대는 여전히 이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는 비싸다.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에 따르면 선착순 1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생리대 지원 사업은 신청 일주일 안에 마감된다. 한부모가정사랑회는 10년 전부터 저소득층 한부모 자녀들을 위한 생리대 지원을 정책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부모가정사랑회는 청소년 150명에게 6개월 동안 생리대를 지원할 계획으로 소셜벤처 ‘이지앤모어’를 통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 생리대 등 여성 용품이 들어있는 박스를 구매하면 한달치 생리대가 들어있는 또 다른 박스가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전달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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