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정상 1차 대전 격전지서 재회.."우리는 친구"



【베르됭=AP/뉴시스】김혜경 기자 =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제1차 세계대전 양국 최악의 전투인 베르됭 전투 100주년을 맞아 양국의 화합을 과시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9일(현지시각) 1차 대전 당시 격전지인 프랑스 북부의 베르됭에서 열린 추모식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베르됭 100주년 행사'는 양국 정상이 베르됭 북쪽 콩상부아예에 있는 1만1000여명의 독일군이 매장된 묘지를 방문함으로써 시작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양국 어린이 4명과 함께 독일군 묘지에 헌화했다. 그리고 양국 정상은 우산 하나를 함께 쓴 채 몇 분 가량 묘지를 걸어서 둘러봤다.
그 후 두 정상은 점심을 함께 들면서 유럽 난민 위기와 6월 23일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 후 양국 정상은 베르됭 시청에서 열릴 추모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추모식에 초대해준 올랑드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그는 "베르됭은 도시 이름 그 이상이다. 베르됭은 인류가 겪은 가장 최악의 전투 중 하나"라며 "과거를 아는 사람만이 (그것으로부터)교훈을 얻을 수 있고 좋은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고 연설했다.
메르켈은 또 1984년 양국 정상이 손을 맞잡은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화해를 이뤘으며, 뜻을 모았으며, 친구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의 연설 후 올랑드 대통령도 베르됭은 고통의 상징이 아닌 희망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베르됭은 유럽이 100년 전 잃어버린 곳이다. 그러나 베르됭은 또한 프랑스와 독일의 우정과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지역이 되었다. 베르됭의 이러한 정신이 영원하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은 미래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에게 전쟁의 참상과 결과에 대해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양국 어린이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100년전인 1916년 독일의 침공으로 시작돼 300일 넘게 계속된 베르됭 전투로 양국은 총 30만명 이상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 전투는 결국 프랑스군이 승리했지만 현재 이 전투는 양국 화해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1984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두오몽 납골당 앞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프랑스 국가가 연주될 때 손을 맞잡은 장면은 양국 화해의 상징으로 유명하다.
양국 정상은 이날 추모식에 이어 13만명의 프랑스와 독일군 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두오몽 납골당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10대 청소년 3000명가량이 베르됭 전투를 재연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한편 베르됭 전투는 1916년 2월21일 연합국의 경제봉쇄로 궁지에 빠진 독일이 프랑스군의 베르됭 요새를 공격한 것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그해 10월 프랑스군의 역습으로 독일군이 궁지에 몰리면서 결국 이 전투는 프랑스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양국군의 피해는 엄청났다. 그해 12월18일까지 300일 넘게 이어진 베르됭 전투로 16만3000여명의 프랑스군과, 14만3000여명의 독일군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전투에는 6000만개가 넘는 포탄이 사용됐으며 그 중 4분의 1 가량은 폭발하지 않고 남아있어 아직까지도 베르됭 지역은 건축이나 농경에 제약을 받고 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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