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기 추락 전 화재경보"..블랙박스 확보가 관건(종합)

국종환 기자 2016. 5. 2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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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이집트항공 여객기 MS804편에서 전달된 '항공기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 메시지 내용 ('Avherald'제공) ©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이집트항공 여객기 MS804편이 지중해에 추락하기 전 화재 경보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테러보다는 기체 결함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블랙박스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확언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항공기 추락 사고를 공동 조사 중인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은 21일(현지시간) 여객기 추락 전 기체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자동 전송됐다고 밝혔다.

BEA 대변인은 "여객기와의 데이터 전송이 끊기기 직전 기체에서 연기가 감지됐음을 알리는 '항공기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 메시지가 전송됐다"고 설명했다.

ACARS는 항공기와 지상 관제시스템 간에 기체 상태 등과 관련해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디지털 시스템이다.

메시지를 접한 전문가들은 연기가 비행기 앞부분 조종석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서 감지됐다고 밝혔다.

항공 전문 사이트 'Avherald'에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19일 오전 2시26분 화장실에서 연기가 감지됐고(smoke lavatory smoke), 1분 뒤 여객기 전자장치쪽에서도 화재 경보(avionics smoke)가 났다. 그리고 2분 뒤 항공기 제어장치(FCU)에 결함이 감지됐다.

2시26부터 29분까지 3분간 메시지가 이어진 뒤 더이상 수신된 메시지는 없었다. 이후 여객기와의 교신은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이집트항공기와 교신이 끊기기 3분 전 기체 앞부분에서 화재가 났으며, 비행제어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전송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는 이 메시지는 비행기 앞부분, 특히 화장실이나 조종석 아래 위치한 전자장치 부분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으며 비행제어컴퓨터가 고장났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MS804편 추락 전 화재 경보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ACARS로 전달된 게 확인했다고 보도했었다.

이집트 국방부 소속 선박이 20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66명을 태우고 날아가다 전일 추락한 이집트항공 소속 804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이집트 당국이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기체 결함보다는 테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황에서 화재 경보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기체 결함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항공 전문가 필립 바움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화장실에서 연기 보고가 있었고 이후 전자장치가 있는 곳에서 연기가 감지됐다. 그리고 3분 후 항공기 시스템이 멈췄다"면서 "이는 항공기 납치나 조종사 조작이 아니라 화재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불이 기술적인 문제인지, 전기 합선인지, 폭탄 때문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여객기 화재 경보 소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모든 이론들은 검토돼야 하며 어떠한 것에 치우쳐서도 안된다"며 사고 원인과 관련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로 장관은 그러나 "비행기 본체와 블랙박스를 찾아 분석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그것들이 우리의 질문에 답을 해줄 것"이라며 블랙박스가 발견될 때까지 신중함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BEA 측도 여객기 화재 경보 사실을 확인하면서 "기체나 비행자료기록장치(블랙박스)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이것만으론) 여객기 사고 원인을 해석하거나 이해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집트와 그리스, 프랑스, 영국, 미국 등 다국적 수색팀은 21일 여객기 추락 예상 지점인 지중해 남동부 해역에서 여객기 본체와 블랙박스를 찾기 위해 군함과 비행기를 동원해 계속 수색을 진행 중이다.

AFP통신은 블랙박스 추적 장비를 실은 프랑스 경비선이 22일이나 23일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수색을 진행한 이집트군은 여객기 추락 하루만인 20일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에서 290㎞ 떨어진 지중해 남동부 해역에서 시신 일부와 여행가방, 좌석, 탑승객 소지품 등을 발견한 상태다.

유럽우주기구(ESA)도 위성사진상에서 약 2㎞ 길이의 기름띠를 MS804편의 추락 추정 지점 인근에서 포착했다고 전했다.

MS804편에 타고 있던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까지 발견되면서 여객기에 있던 탑승객들은 사실상 전원 사망한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파리에서 카이로로 돌아오던 중 지중해로 추락한 여객기 탑승객들이 숨진 사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이미 희생 가족들에게 애도의 성명을 냈다.

승무원 10명을 포함해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를 18일 오후 11시 9분(한국시간 19일 오전 6시 9분) 이륙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 항공 소속 MS804편 여객기는 이집트 영공에 진입한 후 카이로시간 19일 오전 2시 45분(오전 9시 45분)께 실종됐다.

사고기에는 이집트 30명, 프랑스 15명, 이라크 2명을 비롯해 영국과 벨기에, 수단, 차드, 포르투갈, 알제리, 캐나다, 쿠웨디트, 사우디아라비아인이 각 1명씩 타고 있었다고 항공사 측은 밝혔다. 승객중에는 신생아 2명과 어린이 1명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 승무원 7명과 안전요원 3명이 동행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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