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최영훈]전두환과 이순자의 천생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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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는 경기여중을 거쳐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 가무잡잡한 얼굴에 예쁜 편이던 이순자의 별명은 ‘필리핀 공주’였다. 경기여고 3학년 때 전두환 중위와 재회하고 사랑에 빠진다. 아저씨라고 부르던 전 중위가 보낸 연애편지를 들켜 교장실로 불려가 꾸중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잦았다. 이화여대 의대에 입학했으나 전두환과 결혼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미용사 자격을 따고 편물 기술까지 익혔다.
▷육사 정규 1기(11기)로 자부심이 강한 전두환은 장교들이 부식이나 기름을 빼돌려 회식하는 것을 한심하게 여겼다. 그는 선배 장군들을 회식 자리로 불렀다. 술이 몇 순배 돌아 주흥이 무르익으면 선배의 지갑을 빼앗아 돈을 꺼내 부하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니 선배 장군뿐 아니라 부하들도 통이 큰 그를 좋아하고 따랐다. 보안사령관 때도 기업인이 봉투를 놓고 가면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꺼내 “통이 작구먼, 500만 원밖에 안 돼”라며 부하들에게 나눠줬다.
▷전두환은 “내가 잘난 게 뭐 있어, 부하들 잘해 주다 보니 대통령까지 됐지”라고 말하곤 한다. 어제 발매된 신동아 6월호의 전두환 인터뷰에서 이순자는 백담사로 유배를 간 것과 관련해 “분노했다기보다 무서웠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놓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최근 태릉에서 전두환은 군 출신 부하들과 골프를 쳤다. 라운딩 후 육사 교장실로 옮겨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일생일대의 실수가 노태우 대통령 시킨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참 천생연분이다.
최영훈 수석논설위원 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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