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하 아들 "운동선수 父 존경하지만 아버지로선 아냐" (리얼극장 행복)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중견배우 김정하(65)와 아들 김준우(36) 씨가 서로의 속내를 터놓고 이해하기 위한 여행을 떠났다.
17일 밤 방송된 EBS '리얼극장 행복'에는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 엄마로 뜨거운 화제가 된 탤런트 김정하가 전남편 야구선수 김우열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김준우 씨와의 관계 회복을 하기 위해 캄보디아 여행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1979년 야구 선수 김우열과 결혼하며 '여배우 스포츠스타 커플 1호'로 화제를 모았지만 극심한 고부 갈등으로 법적 소송까지 휘말리며 이혼한 김정하였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킨 아들이지만 현재 김정하는 "아들이 다가오지 않으니 섭섭하다"고 했고, 반면 아들은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날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자 인생을 포기하고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김정하였다. 김정하는 1972년 한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뽑혀 데뷔했고 조금씩 인기를 얻으며 영화 '관세음 보살' 주연까지 꿰찰 정도였다. 그때 김정하는 김우열의 야구하는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김정하는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내면엔 생활이 편치않았다. 난 남편이 새벽에 오면 재운다. 피곤할까봐. 그런데 시어머니는 우리가 속닥거릴까봐 문을 두들기고 남편을 재우라고 하더라"고 했다. 극심한 고부 갈등 탓에 결국 이혼하게 됐고 김정하는 당시 아들과 단 둘이 섬에만 남겨진 기분이었다고 했다. 결혼만큼이나 시끄러웠던 이혼이다. 김정하는 연기자 생활도 포기하고 아들을 택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에 무남독녀로 자란 그였기에 유일한 가족인 아들을 지키고 싶었던 것.
김정하는 옛날 사진을 꺼내보며 추억에 잠겼다. 김정하는 "내가 애를 데리고 뛰쳐나온 상황이다. 양육비도 필요 없다고, 애만 달라고 했다. 시누이, 시아주버님이 다 와서 애를 달라고 하더라. 애를 안고 한 발짝이라도 더 오면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지킨 아들은 현재 36세 나이로 장성했다. 하지만 이들 모자는 대화가 전무했다. 트레이너인 김정하 아들은 몸을 만드느라 식이요법 중이었다.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서로 하는 말은 의례적인 인사가 전부였다. 김정하는 "왜 이렇게 살갑지 못하나. 남의 자식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준우 씨는 "엄마가 절 어리게 본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거부감이 든다. 조금씩 벽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정하는 과거 이혼으로 방송 일이 떨어지고 당장 생계도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며 먹고 살기 위해 밤 무대에 나가며 노래하는 탤런트란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이혼하더니 여기와서 노래하고 있다며, 내 앞에서 수근 거리고 야구 방망이 흔드는 모양을 취하며 야유하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갖은 수모도 견딜 수 있던 건 유일한 피붙이 아들 덕분이었다. 김정하는 "이혼한 지 35년 됐다. 재혼할 기회도 있었다.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들 가진 엄마는 어느 누구의 부인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보다 두 배 일을 했다. 아빠 일, 엄마 일까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 모습이 초라할까 그걸 보면 자존심이 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갈수록 멀어지는 아들 때문에 속상해했고 돌아가신 엄마 묘소를 찾아가 "요즘 자꾸 힘들다. 나도 이제 곧 엄마 곁으로 갈 것 같다"며 울었다. 그는 엄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결혼하지 말라는 엄마 말을 안 듣고 했다. 이혼하고 엄마랑 셋이서 골방에서 살 때 라면 하나 갖고 나눠 먹던 시절, 엄마 수술해서 꼼짝 못할 때 보신탕 한 그릇 사달라고 그러셔서 화를 냈었다. 아기 분유도 못 먹이는 처지에 무슨 보신탕이냐고 했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김정하는 "돌아가실 때, 엄마가 모은 돈이라고 준우 맛있는 거 사주라고 내밀었는데 그 돈이 사만 원이었다. 빳빳한 돈 내밀고 돌아가셨다"며 오열했다.

한편 준우 씨는 지난해 늦은 나이에 트레이너로 새 출발을 했다. 야구선수 아버지를 닮아 운동신경이 좋을 뿐더러 체육을 전공했고 어머니의 의견이 아닌 자신의 의견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일은 즐거웠다고. 하지만 김정하는 "그게 섭섭하다. 엄마 손에 자라고 엄마 손에 의해 사업도 했는데 왜 엄마 손 거치길 싫어하나 섭섭하다"고 했다. 그러나 김준우 씨는 이전의 모든 일이 엄마에 의해 하게 된 일이라며 "지금 일하는 게 너무 만족한다. 제일 보람차다. 뭔가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여태 어머니 뜻을 거스를 수 없어 따르긴 했지만 그동안 고민과 방황이 많았다고.
그는 "내가 만약 아빠가 있었다면 좀 더 나은 선택과, 실패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했다. 김정하 또한 "나보다 아빠와 살았으면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지난 과거를 곱씹었다. 이처럼 깊은 갈등을 겪은 모자였지만, 준우 씨는 용기를 내 엄마와 여행을 떠났다. 김정하는 여행지에서도 다정히 아들의 팔짱을 끼며 잔뜩 들뜬 모습을 보였다. 김정하는 "날아다니는 기분이다. 사랑하는 애인과 몰래 여행 온 기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전 사실 어색하다"고 털어놨다.
김정하는 캄보디아 현지인이 춤을 추는 무대가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옛날 생각난다. 엄마가 밤무대 다녔던 거 기억나느냐"고 했다. 아들 김준우 씨는 "엄마 따라다니며 차에서 잠들고 그런 기억이 난다. 일반적 부모 입장에선 자식을 위해 '오늘 숙제는 다 했니?, 커서 뭐가 되고 싶니'란 질문을 할텐데 (엄마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준비된 철저한 계획성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정하는 "그렇게 말하니 섭섭하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 엄마에게 "내가 말을 하면 엄마는 이런 식으로 받아쳐서 대화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메콩강 수상 마을을 찾은 두 사람이었다. 식구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는 김정하였다. 반면 준우 씨는 육지가 아닌 물 위에서 사는 이유를 궁금해했다. 돈이 없기에 물고기를 잡아 팔며 산다는 대가족의 모습이 이들 모자에겐 낯선 풍경일 따름이었다. 김정하는 현지인들을 따라 배 낚시를 떠나는 준우 씨를 보며 노심초사했다. 준우 씨는 "준우야 살 탄다, 옷 입어라. 물에 빠지겠다, 앉아라. 사람들 많은데서 그러는 것이 부담된다"고 했다. 물론 어머니가 한평생 자신을 위해 살아온 것을 알고, 그렇기에 엄마의 뜻을 거스를 수 없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서른 여섯이고, 제 나이에 맞는 성인 대접을 받고 싶다. 여전히 어린 아이 취급하는 엄마의 모습에 준우 씨는 "대화하는 게 어렵고 불편하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고, 대화를 시작하면 또 짜증이 난다"고 털어놨다.

그런 아들의 말을 듣던 김정하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자꾸 눈물이 나서 못 살겠다. 내가 모자란 엄마 같고, 기껏 저렇게 잘 키워놨는데 엄마가 무시 당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서럽게 울었고, 그런 엄마를 보는 아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 모자의 여행은 계속됐다. 3대째 코끼리를 가족처럼 기르는 부족을 찾은 두 사람이다. 모자는 코끼리 목욕을 하러 산 길을 두 시간이나 걸어 도착했다. 코끼리는 조련사의 말을 알아들었고, 아버지에게서 코끼리 조련법을 배웠다는 조련사를 보며 부러운 눈빛을 하는준우 씨였다. 다음날 김정하는 무리한 산행으로 앓아누웠다. 김정하는 "엄마 나이 되면 다 이런다. 서서히 늙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두 번이나 쓰러진 뒤 아들이 더욱 염려되는 김정하였다. 이제라도 아버지를 찾아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준우 씨는 "사람으로서의 존경심은 분명히 있다. 운동선수로서의 존경심은 있지만, 아빠로서의 존경심은 없다. 이혼한 가정의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주말에 만나 밥을 먹던가 목욕탕에 가서 때를 민다든가 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며 "엄마 마음이 뭔진 알겠는데, 아직까진 내가 먼저 연락하고 먼저 다가갈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제작진에겐 "엄마가 저런 말씀을 할 때도 짜증이 난다. 엄마랑 둘이서만 오래 살고 싶은데 자꾸 그러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빨리 자리를 잡고 엄마와 예전처럼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자신에게도 짜증이 나며, 그걸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어머니 간섭을 벗어나려 하다보니 충돌을 피하려 회피를 택하게 됐고 결국 지금처럼 멀어진 모자사이가 됐다.

그동안 엄마가 상처 받을까봐 그동안의 속내를 말하지 못했던 아들이었고, 그 배려가 대화의 단절이 된 안타까운 모자였다.
하지만 자신도 행복하고, 아들도 자랑스러워 하는 건 연기라는 김정하였다. 그는 "이것저것 해봤지만 성공한 건 없다. 제 마음이 풍성해지는 건 연기다"라고 고백헀고, 늦은 나이에 연극에 도전한 사실을 밝혔다. 김정하는 "아들밖에 없었다. 아들이 애인이자 남편이다"라고 했다. 아들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 간섭이 된 것을 그또한 섭섭해 하면서도 후회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E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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