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무비와치]"우아vs불쾌" 극과극 반응도 결국 '아가씨'의 힘

뉴스엔 2016. 5. 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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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뉴스엔 조연경 기자]

미장센은 극찬 받았다. 하지만 스토리와 일부 장면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6)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MADEMOISELLE'/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가 5월 14일(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ÉÂTRE LUMIÈ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진행한 가운데, 현지에서 최초 공개된 '아가씨'를 관람한 국내 매체 뿐만 아니라 외신들 사이에서도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반응이 쏟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단적 아름다움" 박찬욱의 미장센 또 통했다

1차적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에 대해서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예고편 공개 이후 왜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칸에서는 가히 찬사에 가까운 반응이 터졌다.

스크린 데일리는 "장난스러운 유머에 매우 포토제닉한 정사신이 돋보인다. 모범이 될 만한 의상과 디자인, 그리고 바로크적인 잔인함이 저변에 흐르는 매우 상업적인 가능성이 높은 영화"라고 평했으며, The Wrap은 "아주 빼어나게 아름다운 영화이며 극단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완벽에 가까운 찬사를 보냈다.

플레이리스트는 "박찬욱의 아름답고 즐겁고 섹시한 작품이다. 박찬욱 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며 어떤 성적 성향을 다루었든 워낙 예쁘게 찍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정치성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했지만 그 스타일이 워낙 뛰어나다", Cine-Vue는 "박찬욱은 그랑프리를 탈만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디테일한 놀라움으로 가득찬 영화다"고 표현했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이 전한 해외 영화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의 호평 역시 상당하다. 베니스 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앨레나 폴라끼(Elena Pollacchi)는 "예상을 넘는 파격에 놀라움을 느꼈다. 특히 아름답게 담긴 영상미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탈리아 언론들도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은 꼭 베니스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폴란드 구텍필름(Gutek Film) 관계자는 "'아가씨'는 환상적인 걸작이다. 서재로 상징된 문화는 여성의 감옥이고 남성이 만들어낸 지옥이다. 황금종려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독일 배급사 코흐미디어(Koch Media) 관계자는 "꼭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다. 영화에서 보이는 미장센은 또 다른 주인공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는 "우아하게 만들어졌고 복잡한 플롯이지만 표면적일 뿐이다. 최대 장점은 테크닉이며 촬영, 블로킹 등이 우수하지만 별 의미는 없고 다만 예쁘기는 하다. 재미있으나 오래 남을 가치는 없고 섹스는 있으나 열정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에로티시즘, 성적 가학 '호불호'

'가장 아름다운 색 블루'와 비견될 정도로 '아가씨'의 정사 장면은 역대 최고 수위를 자랑한다. 그림처럼 표현돼 시각적으로 야하지는 않지만 여자와 여자의 정사를 쉽게 접할 수 없는 만큼 '아가씨'는 금기의 경계선에서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아가씨'의 미장센을 극찬했던 The Wrap은 "섹스와 변태성에 있어서 영화를 극단적으로 몰고간다. 레즈비언 섹스로 NC-17 등급이다. 최후까지 반전이 드러나지 않고 종국에는 관객을 지치게 한다", 더랩 역시 "섹스와 변태적인 차원에서 영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외견상으로는 우아한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레즈비언 캐릭터들의 가감없는 섹슈얼리티를 품은 명백한 NC-17 등급의 영화다"고 밝혔다.

또 필름 스테이지는 "여성 해방에 관한 시선은 딱 어린아이 수준이다. 이는 두 여성이 갖는 세 번의 섹스신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나타난다. 사춘기 소년이 레즈비언 섹스에 가진 전형적인 판타지에 걸맞는 섹스신이다", 몇몇 외신 기자들은 "아름답고 영리한 시대극이지만 레즈비언 섹스 장면은 남성 포르노 판타지의 불쾌감을 남긴다", "노골적인 레즈비언 섹스 장면은 남성 이성애자 관객을 위한 것이다"고 했다.

물론 할리우드 리포트처럼 오로지 긍정적으로만 버무려진 평가도 힜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아가씨'는 박찬욱의 재미있게 변태적인 에로틱 스릴러이자 맛깔스러운 놀라움으로 가득찬 러브스토리다"며 "성인관객을 위한 변태적인 대사와 나체 장면들로 버무려져있지만, 결코 값싸고 야시시한 느낌으로 빠지지 않는다. 도전하려는 관객은 즐거운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슬랜트 매거진는 '아가씨'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코즈키와 박찬욱 감독을 동일시 하며 "코즈키는 박찬욱 감독 자신을 은유하는 캐릭터처럼 여겨진다. 코즈키는 다른 이에게 가해지는 고통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탐닉을 목표시 하는데 텅빈 착취를 통해서 쾌락을 얻는 감독 자신의 은밀한 자기 비평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문제작이고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아가씨'는 완벽한 상업영화에 가깝다"며 "수상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시원스런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수상의 전권은 오로지 '칸'에 있다. 국내 매체와 외신이 아무리 떠들어도 심사위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 이는 곧 수상으로 이어진다. 심사위원들은 시상식까지 어떤한 코멘트도 언급할 수 없는 상황. '올드보이'로 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박쥐'로 62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또 한 번 수상의 영예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 영화 '아가씨' 해외 포스터, 박찬욱)

뉴스엔 조연경 j_rose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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