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비리' 거명 판사 계좌 점검하고도..긴장 끈 못 놓는 법원

홍재원·김경학 기자 2016. 5. 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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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별다른 혐의 발견 안됐지만 ‘현금 뒷돈’ 전례에 일단 침묵
ㆍ검찰, 최유정 사기 혐의 검토

법원이 ‘법조 비리’에 거명된 판사들의 계좌 내역을 제출받아 자체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 결과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법원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법원이 감싸던 판사가 뒷돈을 받아 지난해 구속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계좌 점검 결과에 대해 침묵한 채 검찰 수사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법원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임모 부장판사와 김모 부장판사 등 일부 법관들의 최유정 변호사(46) 관련 의혹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판사들은 자신의 통장 내역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항소심과 관련해 브로커 이모씨와 저녁식사를 하거나 재판부에 잘 봐달라는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최 변호사가 구속되는 등 사태가 커지자 법원이 직접 나서 거론되는 법관들이 대가성 뒷돈을 받았는지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수상한 돈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났지만 법원은 침묵하고 있다. 법원이 “판사들이 돈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가 추후 검찰 수사에서 현금이 쇼핑백에 담겨 오갔다는 식의 정황이 나오면 입장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직이었던 최민호 전 판사가 ‘명동 사채왕’에게서 전세자금 등의 명목으로 5억원이 넘는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법원은 이때까지도 그의 말만 믿고 결백을 주장하다 체면을 구긴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최 변호사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해 가중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 이숨투자자문의 실질적 대표인 송모씨에게서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가량을 받았다.

검찰은 일단 최 변호사가 재판부와의 교제 명목으로 거액을 챙겼다는 점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가 이들에게 불가능한 업무, 즉 재판부에 대한 로비와 그에 따른 선처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이들 의뢰인을 속였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재원·김경학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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