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여야 원내지도부 회동]덕담으로 시작한 '88분 만남'..소통 창구 마련 그나마 성과

유정인·조미덥 기자 2016. 5. 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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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통령, 참석자 취미·특기 등 파악 ‘1대1 맞춤형 환담’ 공들여
ㆍ우상호엔 “시인, 정치도 시적으로” 김성식엔 “유재석 닮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13일 청와대 회동은 화기애애하게 시작해 엇갈린 평가로 끝났다. 4·13 총선 한 달 만에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로, ‘성과가 있었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야당에선 ‘한계’를 짚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세월호 리본 단 박지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여야 원내지도부와 회동하면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소야대’인 20대 국회 순항의 가늠자인 이날 회동은 시작 풍경부터 달랐다. 처음으로 제1·2당만이 아닌 세 개 당이 참석했다. 인사부터 발언 순서까지 20대 국회 의석 순서(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를 따랐다.

청와대는 첫인사에 공을 들였다. 오후 2시57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들과 악수하며 ‘1 대 1 맞춤형’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에겐 등단 시인인 점을 들어 “정치도 시적으로 하시면 잘 풀리지 않을까”라고 했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겐 ‘팔씨름 왕’이라고 언급하며 “어려움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겐 원내대표직을 세 번째 맡은 것을 거론하며 “달인같이 잘해주실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정책위의장들에게도 ‘깨알 덕담’을 했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겐 “‘갈무리’가 애창곡이라고”,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겐 “진돗개를 사랑한다고”,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에겐 “유재석씨 비슷하게 생기셨나요”라고 했다.

앞선 5차례의 회동에서 대체로 의례적 인사 뒤 짤막한 환담을 나눈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야 2당의 협조와 여야 지도부가 강조하는 ‘협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동은 1시간28분 만인 4시25분 끝났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할 말은 다했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광범위한 이슈가 테이블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미리 논의할 의제를 정리한 서류를 박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부분에선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분기에 한 번씩 정례회동을 제안하며 “필요하면 더 자주 할 수도 있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자,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것” “국민이 기뻐할 소식”이라고 화답했다.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누리과정 예산 등 야당이 주장하는 의제에는 박 대통령이 이전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날 선 분위기가 조성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을 마무리하며 박 대통령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일단 이날 뜬 ‘첫술’에 대한 평가는 온도차가 있었다. 정 원내대표는 “크게 만족”이라고 했지만, 우 원내대표는 “성과와 한계”라고 표현했고, 박 원내대표는 일부 문제엔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

<유정인·조미덥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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