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대기업 영화 배급사 투자만 빗장? 역차별 논란

전병윤 기자 2016. 5. 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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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투자금지 외국계는 제한 없어..워너브라더스 첫 韓영화 '밀정' 투자 갑론을박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대형사 투자금지 외국계는 제한 없어…워너브라더스 첫 韓영화 '밀정' 투자 갑론을박]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인 모태펀드가 국내 대기업 계열 배급사가 참여한 영화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 반면 외국 대형 배급사에 대해선 제한을 두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의 국내 법인이 배급을 맡은 한국 영화 '밀정'에 모태펀드가 투자를 검토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일각에선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12일 영화계 및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가 참여한 영화 제작에 모태펀드의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내용을 모태펀드 출자로 조성한 자펀드의 펀드규약에 포함시켜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정부 출연금으로 조성한 모태펀드는 민간 자금과 공동으로 펀드(자펀드)를 결성, 중소·벤처기업과 영화·문화산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모태펀드 자금을 받아 조성된 자펀드는 지난해부터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사로 참여한 영화에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조치는 2014년 말 CJ CGV, CJ E&M, 롯데시네마 등이 제작과 투자배급, 상영관 등 계열사를 거느리며 독과점과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후 실시됐다.

한국벤처투자는 그동안 공적자금인 모태펀드가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를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공정위 조치가 나오자 해당업체에 대한 투자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현재 외국의 대형 투자배급사의 영화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의 한국영화 첫 투자작인 '밀정'에 모태펀드의 투자가 적합한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기업 배급사 투자가 금지된 상황에서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영화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대기업 계열 배급사의 투자를 금지한 건 공정위의 과징금 조치에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라며 "이를 외국계 대형 배급사와 비교해 형평성을 논하는 건 확대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국벤처투자는 논쟁이 붙자 물밑에서 사실상 투자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 투자배급사 대표는 "밀정의 경우 김지운 감독이 제작하고 송강호가 출연하는 기대작이어서 모태펀드 위탁운용사인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했다"며 "하지만 한국벤처투자에서 워너브라더스 영화에 모태펀드가 투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권고해 중단됐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의 외국계 대형 투자배급사 영화 투자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비공개적으로 투자 금지를 요청한 셈이다. 외국계 배급사까지 투자를 금지할 경우 통상마찰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벤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모태펀드의 특성상 이러한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며 "모태펀드는 영화시장의 다양성 확대란 명분을 살려 중소 제작사·배급사 영화에만 집중투자하되 위탁 운용사인 벤처캐피탈의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준수익률(운용사 인센티브나 평가의 근거가 되는)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 개봉한 영화의 배급사별 시장점유율은 CJ E&M(22.9%) 쇼박스(17.1%)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11.5%) 21세기폭스코리아(9.4%) 유니버셜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8.6%) 순으로 조사됐다.

전병윤 기자 byj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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