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인스턴트 아티클 유혹에 언론사들 '시큰둥'

차현아정상근 기자 2016. 5. 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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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도입 1개월인데 “들어갈 생각 없어”… 트래픽 욕심나지만 수익 담보 안 돼

[미디어오늘 차현아정상근 기자]

페이스북은 더 이상 엘도라도가 아니다. 아낌없이 언론사에 페이지뷰(PV)를 나눠주던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내놓고 언론사 콘텐츠를 가두려 한다. 국내 언론사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들어가자니 다시 가두리 양식장이고, 나오자니 모바일시대 속도 경쟁에서 뒤쳐진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언론의 태도는 현재로선 ‘관망’에 가깝다.

페이스북은 한국 시간으로 4월13일부터 모든 언론사들에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서비스를 개방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지난해 선보인 서비스로, 별도의 창을 띄울 필요 없이 빠르게 페이스북 안으로 끌어들여 뉴스를 읽을 수 있는 인링크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측은 수익 배분 방식에서도 일단은 언론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열어둔 모습이다. 인스턴트 아티클을 통해 광고 영업을 하면 매출의 70%를 언론사에게 배분한다. 인스턴트 아티클을 통해 유발한 트래픽도 언론사 쪽에 합산해준다는 ‘떡밥’을 내걸었다.

그러나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서려는 언론사는 정작 많지 않다.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인스턴트 아티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언론사는 SBS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민영 경향신문 미래기획팀 차장은 “우리는 인스턴트 아티클에 서둘러 들어갈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페이스북을 통한 트래픽은 웹페이지의 트레픽을 뒤집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페이스북에 아예 진출해서 독자를 늘리고 클릭률을 늘리겠다는 것은 과욕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답했다.

최 차장은 이어 “페이스북이 네이버처럼 언론사의 새로운 가두리 양식장이 되고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페이스북 안에 들어와서 언론사들이 네이티브 애드도 하면서 수익을 내라고 하는 것인데, 페이스북으로 너무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인스턴트 아티클 진입은)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 ⓒ iStock.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요 언론사들의 페이스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주로 수익보다 트래픽에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큼 수익이 날 것이라는 기대는 없지만, 그렇다고 페이스북을 아예 버리기에는 PV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언론사들의 페이스북을 통한 PV는 전체 PV 중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페이스북이 네이버를 통한 PV나 웹 사이트의 PV를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PV를 모두 언론사에 준다는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도 큰 기대를 주지는 못한다.

신은정 국민일보 온라인팀기자는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창구가 없으니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좋아요 수나 도달률, 참여율 등도 조금씩 떨어지고 잇어 페이스북이 독자 유입통로로서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젊은 독자 층을 위한 언론사 이미지 제고 차원이나 디지털 미디어를 위한 실험 차원에서만 유용하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로 일정 정도의 광고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하지만 각 언론사의 상황에 맞는 인스턴트 아티클에서의 수익모델을 만들고 전략을 세울 만큼 전사적으로 나서는 언론사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박현철 한겨레 디지털 부문 SNS팀장은 “페이스북을 위한 수익모델과 인스턴트 아티클도 광고국을 포함한 회사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며 “당장 페이스북을 통한 한겨레 콘텐츠의 도달률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회사에서는 큰 위기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도달률이 떨어진다고 해도 수익이 떨어진다는 위기감으로 직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아티클도 아직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결국 인스턴트 아티클은 페이스북이라는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와 수익모델을 가지고 실험하고 찾아가려는 언론사들 이외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SBS를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인스턴트 아티클 시범 파트너로 운영해왔다. 약 5개월 간 인스턴트 아티클을 시행해 온 SBS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심석태 SBS 뉴미디어실장은 “SBS의 페이스북은 다른 콘텐츠와는 차별화된 시각적 콘텐츠 실험을 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특별히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환경이 수익이나 PV 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수익모델도 약할 뿐만 아니라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끌고 가려면 페이스북은 고민해봐야 하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이라는 환경을 포기하지 않는 한 콘텐츠라는 본질도 언론사들에게 숙명처럼 남아있을 전망이다. 박현철 팀장은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로 콘텐츠 관련한 기술을 다 받쳐준다는 것이니 결국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관건일 텐데, (인스턴트 아티클에 들어가도) 다른 언론사도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어서는 더 이상 경쟁이 안 될 것이다. 이 부분이 진짜 걱정거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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