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21년만 석유장관 교체..정책 변화는 없을 듯"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 아라비아가 21년만에 석유장관을 칼리드 알 팔리로 교체한 것은 사우디의 정책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팔리는 세계 최대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회장으로 아람코의 현대화를 이끌었다고 WSJ는 전했다. 팔리는 사우디의 신임 석유장관이 되기 전부터 전 세계 에너지 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이제 그는 석유 장관으로서 탈(脫) 석유를 선언한 사우디의 정책을 이끌게 됐다.
전임자인 알리 알 나이미가 21년만에 물러났지만 알 팔리가 후임 자리에 앉았다는 점은 사우디 석유정책의 지속성을 의미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나이미 전임자의 리더십 하에 사우디는 유가 하락에도 감산을 허용하지 않았고 팔리 리더십 아래에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유가가 계속 떨어지더라도 오랜 기간(long, long time) 동안 유가하락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는 나이미처럼 아람코의 성장에 따라 커리어를 쌓은 전문가 출신 관료다. 컨설팅업체 IHS의 다니엘 에르긴 부회장은 팔리에 대해 "지식이 막대하며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팔리는 사우디 동부 담맘 출신으로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30여년전 아람코에 입사해 2009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일했다. 지난해 보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아람코에서는 회장직을 유지했다.
아람코 관계자들에 따르면 팔리는 석유 장관 취임 이후에도 당분간 아람코 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팔리는 아람코를 이끌면서 서방의 독립적 석유 회사처럼 운영되도록 노력했다. 특히, 인수 부문을 강화했고 정제 생산성을 확대했으며 사우디 현지의 국내 에너지 소비에 좀 더 민감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팔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우디가 탈석유를 선언하며 대대적 변혁을 추진하는 와중에 에너지 부처를 이끌어야 한다. 팔리가 이끄는 정부 부처의 공식 명칭은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로 사우디 왕정의 탈석유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해당 부처의 재구조화에 대한 세부사항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팔리가 맡을 역할도 불분명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로빈 밀스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는 팔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의 에너지부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WSJ는 팔리가 왕위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30) 부왕세자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모하메드 부왕세자의 정책 목표를 그대로 계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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