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세월호 특별법' 어떻게 개정될까

이재덕 기자 2016. 5. 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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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4ㆍ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가 제출한 ‘특별검사 수사를 위한 국회 의결 요청안’도 통과시켜 ‘세월호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여당의 반대로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특검 요청안이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이달 29일 19대 국회 종료일까지 특검 요청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폐기됩니다. 특검을 실시하려면 20대 국회가 열린 뒤 세월호 특조위가 다시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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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월호 특조위는 현행 세월호 특별법과 시행령에 따라 6월 말 활동이 종료됩니다. 특별법과 시행령은 특조위에 세월호 인양에 대한 모니터링 권한이나 선체 조사권한도 주지 않았죠. 세월호 유가족들은 “19대 국회가 결자해지 하라”며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고 특검 요청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현행 세월호 특별법의 문제는 무엇인지, 개정안의 방향은 어떻게 될지, 여당이 특검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정리했습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가족연대가 지난달 25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는 6월에 종료되는 세월호 특조위

현재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이 ‘특조위 활동기간’과 ‘특검 통과 여부’입니다. 특조위 활동기간에 관한 문제부터 짚어보죠. 세월호 특별법은 2015년 1월1일 시행됐습니다. 특별법 시행령은 2015년 5월 발효됐고, 이에 따라 특조위가 사무처를 구성한 것이 2015년 7월입니다. 특조위에 첫 예산이 배정된 것은 2015년 8월, 특조위가 조사업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한 게 2015년 9월이죠. 특조위 활동기간이 기껏해야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겁니다. 특별법은 특조위 활동기간을 1년6개월로 못박았고, 정부·여당은 특조위 구성 시점이 아닌, 특별법 시행 시점을 특조위 활동 시작일로 잡고 있습니다. 인양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고, 선체·사고 원인 조사, 책임 문제 등도 밝히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 6월30일 특조위가 문을 닫게 된거죠. 지난 4·13 총선에서 야당들이 “특조위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한 건 이 때문입니다.

▶[4·13 선거혁명 시동 건 야권 ‘정책 공조’]여소야대 국회, 야 3당 ‘첫 합작품’은 세월호특별법 개정·국정교과서 폐기

박근혜 대통령과 이창섭 연합뉴스 편집국장 등 참석자들이 4월 26일 낮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청와대 참모진 소개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특조위 활동 연장에 사실상 ‘부정적’이라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4월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6월까지 지금으로서는 마무리가 된다면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간다”면서 “또 그것을 정리해서 서류를 만들어서 쭉 해 나가려면 거기에 보태서 재정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건비도 거기에서 한 50억 정도 썼다고 알고 있다”면서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죠.

▶[사설]돈 많이 든다며 세월호 특조위 활동 보장 꺼리는 대통령

진상규명하겠다던 대통령은 왜 ‘특조위 활동 연장’에 흔쾌히 찬성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특조위가 지금까지 한 일로도 진상규명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는 걸까요. 진상 규명에 나서야할 특조위는 정부·여당의 ‘특조위 흔들기’에 시달려왔습니다. 특조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시위를 할 정도로 방해는 집요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마련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죠. 여·야가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안’은 4·16 가족협의회가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안’ 내용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가족협의회가 주장했던 특별법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두차례에 걸쳐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에는 특조위에 수사권·기소권을 주지 않았고, 활동 기간, 조사 권한도 축소시켰습니다.

▶[세월호특별법 논란 재정리]유족이 신뢰하는 ‘특검’이 강제수사 할 수 있게 법 만들자는 것

세월호 특별법 제정 전 416 가족협의회가 요구했던 ‘세월호 특별법안’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별법안’ 비교 | 4·16 가족협의회(http://416family.org)

2014년 10월31일 결국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최종안을 타결합니다. 국회가 통과시킨 세월호특별법 내용과 4·16 가족협의회가 요구했던 세월호 특별법안 내용 ‘전문’을 비교해보세요.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비교

세월호 특별법은 특조위 위원장은 희생자가족대표회의에서 선출한 위원이 맡기로 했고, 특별검사 후보군(4명) 중 여당 몫 후보(2명) 선정은 새누리당이 사전에 가족협의회와 상의해 반대하는 인물은 제외키로 했습니다. 특조위에 수사권, 기소권을 주는 방안은 거부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족대표회의는 이석태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을 특조위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세월호특별법 타결]유족 추천 인사가 위원장…참사 200일 만에 진상조사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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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가족, 이석태·이호중·장완익 특별조사위원 선출

■발목잡은 ‘시행령’

특별법을 통과시키니 이제는 하위법인 ‘시행령’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2015년 5월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상위법인 특별법이 특조위의 구성방식과 권한, 특검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면 시행령은 이에 대한 세부 내용들을 정합니다.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와 야당 추천 특조위원들이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시행령 철회를 위한 농성을 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시행령은 특조위 핵심업무를 맡을 기획조정실장(이후 행정지원실장으로 명칭 변경), 진상규명국 조사1과장 등에 공무원을 임명토록 했습니다. 민간인 대 파견공무원 비율도 “독립성을 훼손한다”, “1차 조사대상인 공무원이 칼자루를 쥔다”는 비판이 나왔죠. 여론의 뭇매에 수정 발표됐지만 여전히 파견공무원이 실장과 조사과장을 맡게됐고, 시행령이 특조위 활동범위를 축소시켜 ‘참사의 발생 원인·수습 과정·후속 조치 등 사실관계와 책임소재의 진상을 밝히도록’한 세월호 특별법의 입법취지를 지켜낼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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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특조위

뒤늦게 특조위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2015년 8월 첫 인양작업이 시작됐지만 정부는 특조위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특조위 조사관들은 뒤늦게 소식을 듣고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지만 작업현장을 보지 못하고 귀경했습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번번이 특조위의 발목을 잡았던 정부가 특조위를 의도적으로 따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특조위 예산을 대폭 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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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예산에 발목잡혀 오도가도 못하는 세월호특조위

▶[취재수첩]세월호 특조위 사무실엔 ‘이것’이 없다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수중 선체조사 업무 협조를 거부하면서 결국 세월호 특조위가 단독으로 세월호 수중 실지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죠.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선체 수중 촬영에 착수한 2015년 11월 1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특조위 측 잠수사가 세월호가 침몰해 있는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특조위, 18일부터 세월호 수중 실지조사 하기로

현재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직접 세월호 인양 현장이 보이는 동거차도에 가서 인양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특조위 차원의 인양과정 모니터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움막안에서 세월호 인양준비를 살펴보는 최성호씨와 강병길씨 |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세월호 2년-이제 나의 문제다]아파도 떠날 수 없는 유족들…동거차도 움막 아빠들의 하루

새누리당이 지명한 특조위원들은 특조위를 흔들고, 그 중 3명(조대환, 석동현, 이헌)은 “특조위 활동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조대환, 이헌)”, “(선거를 위해) 활동 근거지를 부산으로 옮겨야 한다(석동현)”며 특조위원 활동을 접었습니다.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등 청와대의 세월호 참사 대응 방식을 조사하겠다고 하자 청와대에선 “대통령 조사는 위헌”이라며 반발했고,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은 “청와대 조사 땐 총 사퇴하겠다”고 반대했습니다. ‘특조위가 청와대를 조사한다고 결정하면 여당 추천 특조위원은 모두 사퇴한다’는 내용의 해양수산부의 ‘행동지침’이 공개되기도 했죠.

▶[단독]세월호 특조위 해체하라던 조대환 부위원장, 결국 사표

▶세월호 특조위 새누리당 추천몫 석동현 위원 사퇴

▶세월호특조위 ‘대통령 행적’ 포함해 조사···여당 추천위원은 퇴장

▶세월호 특조위원 행동지침 담은 ‘해수부 문건’ 공개 각본대로…여 추천위원 “청와대 조사 땐 총사퇴”

‘세월호 청문회’가 2차례(2015년12월14~16일, 2016년3월28~29일) 열리며 몇 가지 증언과 의혹이 나온 점은 작은 성과였지만, 청문회에서 조사대상자는 무성의한 답변,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고, 위증이나 자료 제출을 고의적으로 피해도 강력하게 제재할 수 없는 한계도 보였습니다. 특조위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청해진 해운의 선내 대기방송 지시, 해경의 녹취록 조작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권이 없습니다.

세월호 청문회 사흘째인 2015년 12월 16일 서울 명동 YWCA 청문회장에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증인이 답변하는 도중 유가족들이 실망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1차 청문회]첫 세월호 청문회…발뺌 증언에 들끊은 분노

▶[가지가지뉴스]제1차 세월호 참사 청문회 다섯 장면

▶[2차 청문회]세월호 2차 청문회 첫날 “선사에서 대기 지시 왔어…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

▶[2차 청문회]가림막 속에서 ‘갑·을·병·정’으로 증언한 청해진해운 직원들

서울 중구 서울YWCA 대강당에서 열린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경옥 안전행정부 중앙재단안전대책본부 차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특별법 개정, 특검 도입에 의지 없는 대통령

특별법 제정 당시 새누리당은 특조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는 대신 야당이 특검을 요청할 경우 즉시 수용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유족들에게 “특검도 해야 한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2달 뒤인 2014년6월16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표단 17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특별법을 만들고, 검·경 수사 외에 특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낱낱이 조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런 뜻을 조만간 밝히려고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경향신문 2014년5월17일자 1면

■지금 나와있는 개정안은?

이런 문제가 있는 세월호 특별법은 앞으로 어떻게 개정될까요. 현재 국회에 제출된 7개의 개정안을 보면 대략적인 방향이 보입니다. 지난해 6월 더민주 박민수, 김우남, 유성엽, 이춘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4건의 개정안은 특조위 활동기간을 법에 못박아 보장하려는 게 골자입니다. 선체인양완료 후 6개월까지로 활동기간을 보장하는 안과 2017년 6월30일로 수정하는 안 등을 담고 있습니다.

나머지 3건의 개정안은 지난해 7월 발의됐습니다. 특조위 활동과정에서 조직운영방식과 인력 등을 두고 특별법이 정부의 시행령과 계속 부딪히는 것에 대해 아예 모법인 특별법을 바꿔 특조위 업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자는 겁니다. 특검의 경우, 지난 2월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이 직접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를 촉구하는 국회 의결 요청안을 제출했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4·13 선거혁명 시동 건 야권 ‘정책 공조’]특조위 활동기간과 독립성 보장 논의 ‘부활’

특조위는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조사인 세월호 선체 인양이 내년 9월쯤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사를 할 수 있는 활동기간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야권은 총선 승리 이후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하고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특조위 연장과 특검에 반대합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제대로 개정될 수 있을까요?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세월호 특별법 개정하겠다”

▶[사설]총선 민심 수용한다면 세월호 진상규명에 앞장서라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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