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화당의 대법관 청문회 거부는 직무유기"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메릭 갈런드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조속한 인준 절차 진행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내가 갈런드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지 45일이 지났는데 대부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갈런드 지명자를 만나주지조차 않는다"면서 "이는 청문회를 개최하고 찬반 투표를 해야 하는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는 상원의 직무유기"라고 거듭 성토하면서 "그런 상원의원들이 직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내주 휴회를 위해 다들 자신들의 집으로 떠난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공화당 상원의원들조차 과거에 갈런드 지명자에 대해 '능력과 예리한 지성을 갖춘 인물',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했었다"고 상기시키면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그에 대한 가장 기본적 예의 절차인 청문회 개최와 찬반 투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관 지명자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고 인준을 거부하는 것도 결국 국민이 워싱턴 정가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한 이유"라면서 "모든 여론조사를 보면 갈런드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와 찬반투표를 하라는 게 다수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안은 파벌 정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대법원을 지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공화당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인 갈런드 지명자는 백인이면서 이념적으로는 진보에 가까운 중도 성향의 인물로, 이전까지는 공화당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화당은 갈런드 지명자 인준 시 보수우위 구도였던 대법원의 이념지형이 일시에 진보우위 구도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인준을 거부한 채 차기 행정부로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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