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전망대>중국·중국인에 대한 편견과 현실

박세영 기자 2016. 4. 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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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 베이징 특파원

‘중국(인)은 ○○하다.’

중국에서 살면서 위의 ○○ 안에 어떤 동사나 형용사를 넣었을 때 긍정도, 반박도 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온 손님들은 연방 ‘중국은 ○○하다’ ‘이 사람들은 ○○하군!’이라는 말을 했다. ‘촌스럽다’ ‘무질서하다’ ‘시끄럽다’ ‘못 보던 차 브랜드인데 중국 차인가?’ ‘저런 (좋아 보이는) 집은 한 10억 원쯤 하나?’ ‘여기는 못사는 동네인가’ ‘한국 총선이나 미국 대선 소식도 대학생들이 관심 있어 한다던데 곧 민주화 의식이 발전하면 난리가 나겠군’ ‘구글과 유튜브 접속을 막을 정도니 인터넷 자유가 없군’ ‘중국 경제가 나쁘다던데 여기도 청년 실업이 심각하겠네’ ‘이 중국제, 모방품이겠지’ 등등.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나 한국에서 온 손님에게 받은 질문 몇 가지와 관련해 최근의 경험이 떠올랐다.

#중국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베이징(北京)대 조선(한국)어문화과 교수에게 졸업생들의 취업 상황을 물었다. 대답은 의외로 “취업을 (선택) 안 한다”였다. 어학을 살릴 수 있는 외교부 혹은 관련 정부 기관으로 가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공부를 계속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 시내 유명대를 졸업한 청년들조차 취업을 위해 수십, 수백 통씩의 이력서를 쓰고 갖은 노력에도 낙방을 거듭하며 절망하고 있다는 한국과는 달랐다.

#국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중국 출신 홍콩 매체 기자, 미국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한 중국 학자, 한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젊은 학자에게 각각 물었다. “중국 젊은이들이 해외 유학, 여행도 가고 외국의 선거 제도도 접하는데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나?” 이들은 “사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공통된 답변을 내놓았다. 그중 일부 흥미를 가지는 축도 미 대선에 대해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뉴스거리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라면 모를까, 한국 총선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 정책이나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없지 않다고 한다. 정책이나 시책이 나오면 인터넷이나 각종 매체 등을 통해 격론이 벌어지는 것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특정 정책·사안에 대한 불만으로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지 정치 체제를 ‘뒤집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지식인 중에서도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니 ‘곧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 체제가 위험해질 것’이라거나 ‘인터넷이나 여론 자유가 전혀 없다’는 말 모두가 현장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최근 기자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손목시계 알만 한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 목에 걸 수도, 깃에 꽂을 수도 있다. 소음도 없고 몇십 그램으로 가벼운 데다 미관도 나쁘지 않다. 휴대전화 충전기로 충전하면 하루 종일 작동하며 반경 2m 내 미세먼지뿐 아니라 담배 연기도 정화한다. 휴대전화로 시간대별 청정기 주변 공기 질을 표시해 주는 것도 있다. 중국 벤처 기업이 만든 제품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말에 기자가 부임 직전 한국에서 200만 원 가까이 주고 구입해 온 북유럽 브랜드의 공기청정기는 성능은 좋은 듯했지만 실제 공기 질이 어떤지 표시되지 않았고 부피가 너무 컸다. 기자를 포함, 미세먼지가 심한 중국에서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실제 수치를 확인하고 싶어 했고 집이 아닌 밖에서도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어 했다. 중국은 이제 가장 혁신적인 공기청정기가 개발되는 곳이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의 다른 질문 몇 개에 답을 하자면 지역마다 다르지만 좌회전 신호가 없는 곳이 많고 비보호 좌회전이 많아 ‘무질서’해 보이지만 교통 신호는 철저히 지키는 편이다. 중국 브랜드냐고 물었던 자동차는 해외 유명 브랜드 로고였고 다만 그가 한국에서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가 지목한 집 가격은 모르지만 평범한 베이징의 100㎡ 미만 아파트도 매매가 10억 원이 넘는 집이 대부분이다. 기자가 방문한 베이징의 몇 개 대학 교정에서 교수들은 “한국 유학생들은 시끄럽다”고 말했다. 실제 교정에서 몇몇 한국 유학생의 한국어가 기자의 귀에 자주 꽂혔다. ‘낙후했다’고 지목된 시 중심 후퉁(胡同) 지역은 옛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철거·개발을 금지한 곳으로 그 안에는 훙얼다이(紅二代)로 승승장구하다 몰락한 보시라이(薄熙來) 등 중국 공산당 혹은 정부 고관들의 집이 즐비하다. 이상은 기자가 듣고 본 일부 사례다.

가장 많은 인적 교류를 하는 상대국이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유난히 편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편견을 버리지 못하면 현실과는 멀어지고 오해는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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