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증가로 지난 33년간 미국 본토 두 배 면적 녹지화"
[경향신문]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의 녹지대가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녹지화로 인한 장점이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등 8개국 32명의 국제 연구진은 25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발표한 ‘지구 녹화와 그 원인들’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난 33년간 미국 본토의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이 녹지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 위성이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33년간 관측 결과 얼지 않은 땅의 약 85%가 녹지가 됐고 이는 지구 전체 면적으로 볼 때 32%에 달한다. 미국 보스턴대학교의 지구과학자 란가 미네니는 이날 기즈모도에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며 “지상의 거의 모든 곳에서 거대한 녹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태양빛과 물, 뿌리에서 흡수한 영양소와 결합해 당을 만든다. 이 당은 동식물들의 영양소가 된다.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더 많은 당이 생성되는데 이를 이산화탄소의 비료 효과라고 부른다.
미네니는 “위성 자료에서 관측된 식물 성장을 몇 개의 컴퓨터 모델링으로 재현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비료 효과가 지구 녹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간 늘어난 지구 녹지의 약 70%를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 연료 사용이 크게 늘면서 50만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들은 오랫동안 이산화탄소 비료효과를 근거로 화석 연료 사용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는 단기간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식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일정 수준까지만 성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식물이 뿌리보다 잎을 더 많이 늘리게 해 장기적으로 식물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비료 효과가 일부 장점이 있지만 기후 변화라는 큰 틀에서 보면 단점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매년 약 400억톤의 탄소가 대기중으로 나오는데 이중 절반이 바다와 식물에 저장된다. 이 때문에 바다의 산성도가 올라가 해양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기후 온난화는 바닷물의 온도를 높여 해양 생태계의 인큐베이터라 할 산호초를 말라죽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연구 논문의 주 저자인 자이천 추 베이징대 박사는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 녹지화가 “기후 시스템 안에서 물과 탄소의 순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증가로 식물의 잎이 늘어나면 식물이 공기 중으로 내뿜는 수증기의 양도 많아지고 이는 더 많은 구름과 비로 이어진다. 물의 순환 사이클이 더 격렬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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