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운업]"청와대 '서별관' 밀실서 나와 여야정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송윤경 기자 2016. 4. 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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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정부 구조조정 ‘투명성’ 논란

구조조정 시즌이 되자 어김없이 등장하는 ‘서별관회의’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들의 비공식 모임인 서별관회의는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지만 협의 내용과 방식이 불투명하고 결과를 책임지는 주체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본관 서쪽 별관에서 열린다고 해서 ‘서별관회의’로 불리는 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는 지금의 구조조정을 막후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를 주축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 다른 부처 장관도 참석한다. 한진해운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날인 24일에도 서별관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진해운을 포함한 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방향이 논의됐다. 이 회의에서 만들어진 ‘밑그림’을 토대로 금융위는 26일 각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산업·기업 구조조정협의체를 연 뒤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하지만 서별관회의는 법적 근거가 없는 회의체로 속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밀실에서 논의가 이뤄지다 보니 2013년 동양사태 때는 이 회의에서 ‘동양그룹 봐주기’ 대책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서별관회의 사실을 감췄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회의 성격이 그만큼 불투명한 것이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에는 시장과 법원(법정관리)을 통하는 방식이 있지만 기업들은 경영권 유지가 수월한 채권은행(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선호한다. 부실기업과 채권은행이 자율적으로 협약을 맺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개념이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서별관회의는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 국제정치·산업구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어떤 기업을 살릴 것인지, 세금을 기반으로 한 자금수혈은 얼마나 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 구조조정 방향을 정한다.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경제논리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사안들임에도 책임성과 투명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서별관회의는 실질적 의사결정을 하면서도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 방식”이라면서 “선진국에서는 거시건전성 감독기구에서 이런 문제를 다루지만 우리는 관련법이 미비한 만큼 여·야·정 협의체에서라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기밀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대해 기업 명단, 약정의 기본 내용, 이행점검·조치 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부실재벌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은 국민경제 전체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므로 합리적인 선에서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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