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중심 요금제 1년]이통시장 30년만에 데이터 중심으로 대전환
출시 1년만에 가입자 1700만명, 데이터 부가서비스도 '봇물'
음성통화 중심으로 25년 이상 경쟁해온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불과 1년만에 데이터 중심으로 대전환됐다. 지난해 5월 KT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선보인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전에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음성, 문자, 데이터 사용량을 모두 고려해서 요금제를 골라야 했지만 이제는 데이터 사용량만 확인하면 된다. 월 3만2890원(부가세 포함)이면 음성통화 및 문자 무제한에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300MB를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더 필요하면 월 정액 요금을 올리면 된다. 음성통화가 사실상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음성통화 요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고 이는 곧 데이터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기존에는 5만원대 이상 요금제를 선택해야 음성통화가 무제한이었는데 이젠 3만원대 요금제만 선택해도 음성통화가 무제한이다.
데이터 요금제는 우리 생활도 바꿔놨다. 음성통화 수익에 미련을 버린 이통사들은 데이터를 활용해 더 편리한 생활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성통화에서 아낀 요금으로 데이터를 더 많이 사용하는 트렌드가 정착되면서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모든 가전과 사물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나왔고 고화질(HD) 최신영화나 방송 콘텐츠를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시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각종 데이터 부가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했다. 원하는 시간을 골라 데이터를 하루에 2GB씩 쓸 수 있는 부가서비스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저렴한 월정액 요금만 내고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된 국내 이동통신 산업이 5800만 사용자들의 생활패턴과 산업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는 현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출시 1년만에 가입자 1700만명, 대중적인 요금제로 자리매김
2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3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출시된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수가 지난 3월말 기준 1700만을 돌파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800만 중 3분의1 가량이 1년만에 데이터 요금제로 전환한 것이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이 867만으로 가장 많고 KT가 470만, LG유플러스 423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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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매장에서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데이터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
출시 첫달인 지난해 5월 149만이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출시 5개월만인 10월, 1000만을 넘어섰다. 1000만명 돌파 이후에도 매달 꾸준히 100만 이상씩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출시 초기부터 데이터 요금제로 전환하는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최근에도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으로 새로 가입하는 이용자들의 대부분이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며 "출시 1년만에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요금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음성통화도 데이터망으로...통역서비스 등 새 서비스 등장 기반
데이터 요금제가 대중화되면서 음성통화도 LTE 데이터망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도입됐다. 그동안 음성통화는 데이터망과 다른 음성통화망을 활용해서 통화를 했는데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음성통화도 데이터망을 활용하는 LTE 기반 음성통화(VoLTE, voice over LTE)가 완전 상용화됐다.
이에 따라 LTE 가입자들은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상호간에 LTE 망을 활용한 음성통화를 하고 있다. 음성망과 데이터망을 따로 운영하면 통화 도중 데이터를 활용한 하는 여러 서비스를 결합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LTE 기반 음성통화가 완전 상용화되면서 통화중에도 데이터망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예를 들면 외국인과 통화를 할때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를 우리말로 통역해주는 실시간 통역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고, 친구와 약속장소를 정하는 통화 도중에는 음식점 정보가 담긴 사진을 함께 보면서 의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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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관계자는 "데이터 요금제가 VoLTE 완전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며 "이제는 통신사들도 이용자들의 데이터 이용에서 매출을 올리는 구조가 됐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잇따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요금제도 세분화, 내게 맞는 요금제 찾아야
데이터 요금제가 대중화되면서 통신사들은 이용자 맞춤형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기 시작했다. 청소년 요금제와 어르신 요금제는 물론 20대 초반을 위한 요금제도 나왔다. 자신의 나이와 이용패턴을 고려해서 요금제를 선택하면 기존 데이터 요금제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청소년 전용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기존 데이터 요금제보다 월정액이 더 저렴한데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났다. 특히 청소년들이 방과후에 데이터를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한 SK텔레콤은 방과후 시간에는 데이터 소모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방과후에만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의 2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KT의 Y24요금제는 24세 미만 20대 초반 이용자들을 겨냥한 요금제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요금제는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2만명 이상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Y24요금제는 매일 3시간 데이터 2GB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콘텐츠와 데이터를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무료 영화관람 기회까지 얻을 수 있는 요금제다.
이 외에도 이통3사는 군인들을 위한 특화 요금제, 어른신 전용 데이터 요금제, 외국인을 위한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통신사들이 더 세부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며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데이터 요금제에서 조금 진화한 맞춤형 요금제들이 향후 출시될 요금제들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데이터 부가서비스를 주목하라
요금제 외에 다양한 데이터 부가서비스가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용자들이 합리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부터, 특정시간대나 특정장소에서 이용자들에게 마음껏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가서비스는 KT의 '밀당'이다. KT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와 함께 '밀당'을 선보였다. '밀당'은 매달 제공되는 데이터가 남으면 다음달로 '밀고' 데이터가 부족하면 다음달 데이터를 미리 '당겨'쓰는 서비스다. 데이터 요금제 이용자들은 무료로 이 '밀당'을 이용할 수 있다.
KT 무선사업담당 박현진 상무는 "고객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매달 다르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밀당을 설계했다"며 "어떤 달은 데이터가 부족하고, 어떤 달은 데이터가 남기 때문에 더 비싼 월정액을 내야 한다면 밀당 서비스가 정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밴드플레이팩'은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다. 월 8800원(부가세 포함)을 내면 동영상 포털 '옥수수'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데이터를 매일 2GB씩 준다. 이 데이터로 최신 영화와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다.
SK텔레콤의 밴드 '타임프리'와 '지하철프리'로 주목할만하다. 타임프리는 월 5500원(부가세 포함)을 내면 출근(7시~9시), 점심(12시~오후 2시), 퇴근(오후 6시~8시) 시간에 매일 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하철프리는 월 9900원(부가세 포함)을 내면 지하철 역이나 열차 안에서 매일 2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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