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적 지위 롯데시네마·CGV, 약속한 듯 관람료 인상 '꼼수'

류정민 기자 2016. 4. 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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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차등요금제' 도입해 사실상 인상,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롯데시네마는 오는 27일부터 주말 프라임 시간대 요금을 1000원 인상한다. 2014.12.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국내 영화 상영관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시네마와 CGV가 약속이나 한 듯 관람료 인상 꼼수를 부려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오는 27일부터 주말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요금조정안을 공개했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금~일요일과 공휴일의 '프라임(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시간대 관람료를 기존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10% 인상한다.

주말 10시 이전 '조조' 관람료도 기존보다 17% 가량 올려 7000원을 받는다. 밤 11시 이후 심야시간대는 1000원을 내려 9000원을 받지만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의 요금을 인상한 만큼 관람료가 오른 것과 다름없다.

롯데시네마와 비슷한 인상 꼼수는 CGV가 먼저 실시했다. CGV는 독점계약 중인 아이맥스 상영관 요금을 지난달 3일부터 평균 2000원 인상하고, 일반 상영관내에 좌석별 차등제를 도입해 가장 관람 위치가 좋은 '프라임존' 좌석의 요금을 1000원 올렸다.

가격을 올린 프라임존 좌석 비율이 30%가량으로 가격을 1000원 내린 이코노미존 비율 20%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인상한 것과 다름없다.

문제는 CGV와 롯데시네마가 국내 영화관 사업에서 독과점적 지위에 있다는 점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CGV는 우리나라 전체 극장의 33.5%인 130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27.6%인 107개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다. 두 멀티플렉스 극장의 상영관 점유율은 61.1%이며, 상영관 74개인 메가박스까지 더하면 3개사의 상영관수 점유율은 80.2%에 달한다.

1개 상영관에 다수의 스크린을 갖추고 있는 멀티플렉스 특성상 스크린수나 좌석수로 따져보면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훨씬 높아진다. 스크린 수는 CGV가 975개, 롯데시네마 753개, 메가박스 507개 등으로 3개 사가 국내 전체 스크린(2424개)의 92.2%를 점유하고 있다. 좌석수는 CGV가 16만2254석, 롯데시네마가 12만7908석, 메가박스가 7만8696석 등 36만8858개로 시장 점유율이 92.5%에 달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사업자, 또는 3개 이하의 기업이 특정 거래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다.

메가박스는 아직까지는 인상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추후 비슷한 방식으로 요금을 인상할 여지도 남아있다.

CGV는 지난해 사상최대인 매출 1조1935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668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좋은 편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8%, 영업이익은 28.4% 증가한 금액이다.

롯데쇼핑에 속해 있는 롯데시네마도 실적이 나쁘진 않다. 롯데시네마의 2014년 매출은 5690억원으로 CGV(1조393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CGV(520억원)에 앞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시기에 요금안을 조정했다"며 "스크린 점유율이 70%가 넘는 CGV와 롯데의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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