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하는 조훈현 "바둑 아닌 길은 처음..새로운 도전"

2016. 4. 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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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에서 최고 분야 만들어 국민에 기쁨 주겠다" 비례대표 당선되고도 대국 승리.."이제는 휴대전화 갖고 다녀"
국회의원 당선 조훈현 9단[한국기원 제공사진]
휴대전화 켜는 조훈현 9단[한국기원 제공사진]

"문화체육에서 최고 분야 만들어 국민에 기쁨 주겠다"

비례대표 당선되고도 대국 승리…"이제는 휴대전화 갖고 다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바둑의 전설' 조훈현(63) 9단이 새내기 정치인으로 거듭난 소감을 밝혔다.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바둑과 문화, 체육 발전에 힘쓰겠다는 각오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조 9단은 20일 서울 한국기원 열린 '시니어리그'에서 강만우 9단에게 17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둔 후 연합뉴스와 만나 "새로운 길에서 큰 짐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4세에 집안 어른들 어깨너머로 바둑을 접한 이후 바둑 외길을 걸으며 세계 최정상에 섰던 그는 약 60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라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다.

그는 국회에 입성한 최초의 바둑 기사다.

조 9단은 "처음이라 모르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나하나 배워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치인이 된 소감은.

▲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데 편한 길은 아닌 것 같다.

-- 바둑 외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처음 아닌가.

▲ 새로운 도전이다. 제가 바둑 일선에 있었다면 물론 그 길을 계속 갔겠지만, 지금은 나이도 어느 정도 들었고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다. 한국기원에만 있다고 바둑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기원 밖에서 기원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 바둑계와 문화체육계의 기대가 큰데 앞으로의 계획은.

▲ 바둑 보급에 힘쓰겠다. 바둑은 청소년 두뇌 발달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다. 어르신들께는 치매 예방과 소일거리로 좋다. 바둑판 하나만 있으면 평생 할 수 있으므로 경비도 많이 안 든다. 2013년 8월 '바둑진흥법'이 발의됐었는데 묻혀 있다. 힘들겠지만 기회가 있으면 챙기고 싶다.

문화계는 바둑보다 덩치가 커서 제가 모든 것을 다 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문화체육인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일류 스타들은 엄청난 대우를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활이 힘들다. 차차 해나갈 생각이다.

-- 당이나 국회에서 조 9단에게 기대하는 것은.

▲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때문에 바둑 바람이 불었다. 김연아 선수가 나올 때는 피겨스케이팅이, 박찬호 선수가 잘할 때는 야구 바람이 불었듯 알파고 때문에 제가 기대를 받은 것 같다. 사람들은 모든 분야에서 최고를 좋아한다. 문화, 체육, 연예 등에서 '한류'같은 최고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저 혼자 모든 분야를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힘쓸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 수 읽기 등 바둑에서 쌓은 깊은 조예가 정치에도 도움이 될까.

▲ 제가 살아온 경험과 바둑 경험을 보시고 저를 뽑아주신 것 같은데, 이제 와서 제가 정치를 한다고 하면 이상할 것이다. 제가 정치를 한다기보다는 자리만 한국기원에서 여의도로 옮긴 것이다. 바둑도 최고수와 최하수의 차이가 나듯이 정치는 잘하시는 분들께 맡겨야 한다. 제 자리는 문화와 체육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 한국기원에서는 휴직해야 하는가.

▲ 새누리당의 심사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바둑 기사가 국회의원이 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심사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를 것이다.

-- 휴대전화를 안 쓰기로 유명했는데.

▲ 이제는 갖고 다닌다. 사실 예전에 딸이 하나 사주기는 했는데, 한 달에 통화 수가 2통 정도밖에 없었다. 한 달 정도 전부터 휴대전화를 많이 쓰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며) 대국 끝났으니 이제 휴대전화를 켜야겠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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